벨로라떼의 겨울 산악라이딩

onDec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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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자전거 숍 벨로라떼. 4호선 길음역 인근에 있는 이곳은 겉보기엔 그저 작은 자전거판매점이지만, 카페, 정비소, 라이딩 클럽하우스를 겸하고 있어 자타가 자전거문화공간이라 말하는 곳이다. 시즌 중 15명 내외의 클럽멤버들이 활동하며, 매주 화요일마다 북악·남산 위주의 야간라이딩을, 주말엔 교외 투어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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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아래 자전거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는 벨로라떼.

뜻밖의 겨울 라이딩

늦가을 들어 쌀쌀해진 날씨 탓에 클럽 멤버들의 왕래가 차츰 줄더니, 엊그제 내린 겨울비로 라이더들이 모두 두문불출인 모양이다. 
출근하던 벨로라떼 이규원 대표가 문간에서 하늘을 살피더니, 안에 있던 권태형 점장과 홍보담당인 심정민 씨를 보며 “우리 오랜만에 산에 한 번 가자고 했지? 빨리 준비하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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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라떼 붙박이 3인방. 이규원 대표, 권태형 점장, 심정민 씨는 겨울을 맞아 손님이 뜸한 낮 시간을 이용해 산악라이딩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 대표와 권 점장은 로드바이크와 MTB를 모두 즐기는 동호인이다. 특히 권태형 점장은 아버지와 함께 초등학교시절부터 산악라이딩을 한 20년 베테랑 라이더. 
심정민 씨 또한 두 사람의 영향으로 몇 달 전 산악자전거를 장만했건만, 클럽멤버들 대부분이 로드바이크를 타는 터라 지금껏 산악라이딩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다. 
마침 추위로 로드 라이더들이 잠시 소강상태인데다가, 평일 낮엔 손님이 뜸하기에 이 대표는 평소 두 사람이 원했던 산악라이딩을 제안한 것.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권 점장이 유명산(마유산) 배너미고개 인근을 코스로 추천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가는 임도가 완만해 초보자인 정민 씨도 부담 없고, 거리도 멀지 않아 차로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해 반나절 라이딩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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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들머리인 마유산 배너미재에 도착하니 하얀 눈이 쌓여 있다.

부리나케 자전거를 차에 실은 일행들은 곧장 양평으로 향했다. 코스 들머리는 배너미고개 정상. 양평 고읍교차로에서 6번국도를 벗어나 옥천면소재지를 지나는 경로로 설매재 자연휴양림을 지표삼아 찾아가면 된다. 
배너미고개 정상에 도착하고 보니 온통 세상이 하얗다. 이틀 전 내린 비가 이곳은 눈이었던 모양이다. 차에서 내린 이 대표와 권 점장은 신이 나서 라이딩 준비를 했다. 한편 정민 씨는 생각보다 세찬 바람과 눈 쌓인 길을 보고 조금 당황한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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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쌓인 마유산 풍경에 정민 씨(왼쪽)는 당황스런 표정이다. 권 점장이 눈길을 라이딩하며 안심을 시키지만 못 미더운 눈치.

정민 씨 표정에서 난감함을 읽었는지 이 대표가 다독이는 말을 건넨다. 
“정민인 잘 모르지? 예전엔 눈 오는 날, 일부러 산에 가서 라이딩했어. 오늘 정말 좋다.”
“······”
먼저 라이딩 준비를 마친 권 점장이 안심하라는 듯 하얀 눈밭을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내며 라이딩 해 보이는데도 어딘가 미덥지 못하다는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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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들의 지도를 받으며 라이딩하니 눈길도 금방 적응하는 정민 씨. 긴장했던 표정도 사라지고 여유롭게 라이딩 한다.

임도로 들어서 라이딩을 시작하자 고갯마루를 넘던 찬바람도 조금 가라앉았다. 몸이 둔해질까 옷을 두껍게 입지 않았지만, 대신 손발을 겨울 신발과 장갑으로 꽁꽁 싸맸더니 라이딩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금방 몸이 더워진다. 추위가 가시니 정민 씨도 이 대표와 권 점장이 던지는 농담에 웃음을 짓고 한결 여유 있게 자전거를 탄다.

오늘 이규원 대표는 매장에 시승자전거로 들어 온 캐논데일 eMTB, ‘쿠조 네오 130’으로 라이딩에 나섰다. 쿠조 네오는 시마노 E8000 모터유닛과 스램 NX 이글 12단 변속시스템을 장착한 앞뒤 휠트래블 130㎜인 eMT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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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데일 eMTB ‘쿠조 네오 130’을 가져 온 이규원 대표. 본의 아니게 쿠조 네오로 눈길 라이딩을 경험하게 됐다며 기뻐한다.

초반 정민 씨를 배려해 맨 뒤에서 라이딩하던 이 대표는 가파른 구간에서 그를 밀고 끌어주며, 첫 눈길 라이딩을 응원했다. 그러다 정민 씨가 여유를 찾았다 싶었는지 저만치 억새 언덕이 보이는 곳에서 유치한 농담을 던지고는 둘을 추월해 버린다. 
 
“하하하! 너희는 아직 그냥 MTB니? 난 eMTB~지!”

이 도발에 20년 주력의 권 점장도 지지 않겠다고 추적했고, 덕분에 정민 씨는 사라져 가는 두 사람을 필사적으로 쫓아야 했다.

치유가 되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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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너머로 어렴풋이 배너미재 억새 언덕의 모습이 비치자. 세 사람에게선 벌써 감탄사가 터진다.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을 가기 전 오른편으로 펼쳐진 억새 언덕엔 아담한 오두막이 있다. 영화 촬영용으로 지어진 장소로 ‘관상’을 포함해 몇 편의 영화가 여기서 촬영됐다.
둘을 추월한 이 대표가 이곳에 도착하니 그동안 산을 감싸고 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장쾌한 장면을 연출한다. 뒤이어 도착한 권 점장도 그의 옆에 서더니 말문을 닫고 풍경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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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너미고개 억새 언덕. 영화 ‘관상’의 촬영지인 오두막에 다다르니 서서히 안개가 걷히며 남한강이 끼고 도는 양평읍내가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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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힐 중에 두 남자에게 버림 받은 정민 씨는 결국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며 약이 빠짝 올랐나보다.

한편, 정민 씨는 억새 언덕의 울퉁불퉁한 험로에서 힘에 부쳤는지 내려서 터덜터덜 자전거를 끌고 올랐다. 두 사람보다 한참을 늦은 정민 씨는 바짝 약이 오른 얼굴로 오두막에 나타나 다짜고짜 다져 묻는다.

“큰 오빠(이 대표), 작은 오빠(권 점장)! 도대체 저한테 왜 그래요?”

두 사람은 정민 씨의 푸념을 듣는 둥 마는 둥, 빨리 오라는 손짓뿐이다. 두 사람이 섰던 자리에 다가간 그 역시 “와!” 한 마디를 토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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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불평하던 정민 씨도 안개가 걷히며 나타나는 풍경 드라마에 빠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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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TB를 타고 쌩하니 자신을 버렸던 이 대표가 원망스러웠던지, 영화 소품으로 쓰인 떡매를 들고 정민 씨가 속내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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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오면 벨로라떼 아메리카노 한 잔 해야지요”라는 이규원 대표. 촬영용 감성 주전자까지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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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평상에 멋진 경관이 펼쳐지고, 커피 잔까지 들고 보니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세 사람은 좀처럼 자리를 털지 못 한다.  

권 점장과 정민 씨가 풍경에 빠진 사이, 이 대표는 커피 한 잔 하자며, 자신의 배낭에서 보온병과 주전자를 꺼냈다. 보온병째 마셔도 그만인 커피를 굳이 황동주전자에 옮겨 담더니 잔에 나누어 따르는 모습을 촬영해 달란다. 감성 사진을 위한 소품이라나. 
그렇게 벨로라떼 3인방은 운치 있는 오두막에서 멋진 풍경에 빠져, 감성에 젖은 커피 한 잔을 1시간 가까이 마셨더랬다.

우린 거부한다. 시즌 오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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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에서 너무 오래 휴식한 것일까. 다시 라이딩을 시작했건만 따뜻한 오후 햇살에 길이 질퍽한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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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TB를 탄 이규원 대표도 타이어에 진흙이 잔뜩 끼어 도저히 제대로 된 라이딩을 할 수 없다.  

세 사람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까지 라이딩하기로 하고 즐겁게 오두막을 나섰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라이딩을 멈췄다. 쉬는 사이 따뜻한 햇살에 정상부의 눈이 녹으면서 노면이 진득한 진흙탕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권 점장과 정민 씨는 물론이고, eMTB를 타고 호기로웠던 이 대표 역시 금새 타이어가 두 배로 커져 바퀴를 굴리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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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자전거를 수습해 하산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바퀴에 낀 진흙을 급한 대로 긁어낸 세 사람은 아쉽지만 이 날 라이딩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비록 짧았지만 뜻밖의 설상 라이딩이 즐거웠고, 운치 있는 풍경을 함께 본 것을 위안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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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산악라이딩이 눈길 라이딩이라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라고 말하는 정민 씨는 “이제 겨울도 라이딩 시즌”이라고 말한다.  

오늘 겨울 라이딩이 처음인 정민 씨는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추운 날씨에도 이렇게 라이딩을 할 곳이 있고, 눈길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고요. MTB, 그것도 겨울 라이딩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엔 어렵다고 느꼈는데, 지나고 보니 즐겁고 좀 더 긴 라이딩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라며, 겨우내 틈틈이 산악라이딩을 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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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 된 기분”이라는 이규원 대표는 앞으로 종종 이런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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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TB, 캐논데일 쿠조 네오요? 이미 여러 eMTB를 경험했는데요. 쿠조 네오는 무척 안정감 있어요. 모터가 페달링을 보조하니 경쾌하다고만 생각할 수 있는데, 묵직하면서도 힘 있게 보조해주도록 세팅된 것 같아 눈길에서도 재밌게 즐겼습니다. 무엇보다 색상이 산뜻하고 예쁜데, 오늘 진흙 범벅이 돼서 미모가 가려졌네요.”  

이규원 대표는 “저나 동료들은 자전거가 좋아 벨로라떼을 열었는데요. 시즌 내내 숍과 클럽에 묶여 예전만큼 다양한 라이딩을 즐기지 못하죠. 오늘 오랜만에 산악라이딩을 나섰는데, 뜻밖에 눈길을 달릴 수 있어서 즐거웠고요. 동료들과 산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 된 기분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라고 소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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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스피드에 쫓겨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자전거를 탔네요. 오늘 함께 라이딩하는 동료와 대화하며, 멋진 자연풍경을 돌아보고, 느리게 라이딩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권태형 점장. 

권태형 점장은 “그동안 스피드에 쫓기는 라이딩만 했던 것 같아요. 오늘 산악라이딩을 하니 느림의 미학을 새로 발견합니다. 느리게 타며 나누는 동료와의 대화, 천천히 쉬며 보는 자연풍광, 사람과 자동차, 매연이 없는 길을 달리며 마음도 정화된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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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라떼 블로그  ☎(070)8771-8586
■산바다스포츠 www.sanbadasports.co.kr ☎(02)555-5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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