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모나 용평이 역사적인 산악자전거 대회 무대로 탈바꿈했다. XCC/XCO 월드컵 사상 아시아 최초 개최, 25년 만의 아시아 다운힐 월드컵이라는 두 가지 이정표를 동시에 세우며 2026 시즌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모나 용평의 산악 지형은 울창한 숲과 개방된 슬로프 구간이 어우러진 완전히 새로운 코스로, 참가한 모든 선수들에게 미지의 도전이었다.
XCC 여자 엘리트 – 스페셜라이즈드의 팀 전술로 완성된 프라이의 우승
시즌 개막 전 최대 화제는 2025 UCI XCC 월드컵 종합 우승자 에비 리처즈 (Trek – Unbroken XC)와 제니 리스베즈((Canyon XC Racing)의 재대결이었다. 그러나 레이스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스페셜라이즈드 팩토리 레이싱은 헤일리 배튼, 로라 스티거, 시나 프라이 세 선수를 선두 10인 그룹에 모두 포진시키며 팀 전술의 위력을 발휘했다.
배튼이 1랩부터 리처즈, 마르티나 베르타와 함께 선두를 이끌었지만 5랩에서 기술적인 내리막 구간에서 낙차하며 레이스를 마감했고, 스티거는 9랩 바위 오르막에서 강렬한 공격으로 리처즈를 끌어당기며 리스베즈를 따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지막 랩, 리처즈가 스티거를 따라잡는 순간 프라이가 오르막 정상에서 카운터 어택을 감행했고, 내리막을 질주하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리처즈가 2위, 베르타가 3위를 기록했으며 리스베즈는 5위에 그쳤다.
프라이는 레이스 후 “로라가 훌륭한 일을 해줬다. 마지막 오르막에서 모든 걸 쏟아부었고, 에픽 9의 강성 덕분에 전력으로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며 팀과 새 자전거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U23 여자부에서는 마케나 켈러만이 7초 차 독주로 데뷔 우승을 차지했다.
XCC 남자 엘리트 -인내의 사나이 아자로, 마침내 첫 우승
연속 2위라는 아쉬운 이력을 가진 마티스 아자로(Origine Race Division)가 마침내 XCC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레이스는 마르틴 비다우레 코스만과 핀 트로이들러가 선두를 달리며 빠르게 시작됐고, 중반부터는 필리포 콜롬보(Scott-SRAM MTB Race Team)가 수차례 강력한 어택으로 레이스를 주도했다.
디펜딩 챔피언 크리스토퍼 블레빈스는 5랩에 21위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은 뒤 최종 28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반면 아자로는 레이스 내내 침착하게 체력을 비축하며 콜롬보의 공격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았다. 마지막 랩, 릴로의 오르막 어택으로 콜롬보가 무너지자 아자로와 아본데토가 정상에서 릴로를 추월했고, 싱글트랙 진입로에서 선두를 장악한 아자로가 그대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시모네 아본데토가 개인 최고 성적인 2위, 다리오 릴로가 3위를 기록했다.
아자로는 “레이스 내내 침착함을 유지했고, 오르막 정상에서 스퍼트할 기회를 기다렸다. 겨울 동안 정말 많이 훈련했고, 이런 흐름이 시즌 내내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U23 남자부는 스페인 내셔널 챔피언 티보 프랑수아 보드리가 아슬아슬한 접전 끝에 우승했다.
다운힐 예선 -신예 베르메트의 폭발, 하넨의 저력
2001년 일본 아라이 대회 이후 25년 만에 아시아에서 부활한 다운힐 월드컵 예선은 맑고 건조하지만 바람이 강한 날씨 속에서 새로운 1.8km 코스를 무대로 펼쳐졌다. 주니어에서 막 올라온 19세 에이사 베르메트(Frameworks Racing/TRP) 가 2분 47초 859로 2위와 1초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남자부 예선을 압도했다. 코스 후반부로 갈수록 빨라지는 놀라운 주행으로 경쟁자들을 침묵시켰다. 아마리 피에롱이 2분 49초 151로 2위, 에반 메드칼프가 3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잭슨 골드스톤(Santa Cruz Syndicate)과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경쟁한 로익 브루니(Specialized Gravity, 6위)는 골드스톤(8위)을 근소하게 앞서며 재대결의 서막을 예고했다.
여자부에서는 2024 UCI 엔듀로 월드컵 챔피언 해리엇 하넨(AON Racing) 이 느린 출발을 딛고 3분 23초 벽을 유일하게 깨며 예선 1위에 올랐다. 발렌티나 로아 산체스가 1초 이내의 격차로 개인 최고 순위를 기록하며 2위, 글로리아 스카르시가 3위를 차지했다. 2025 시즌 챔피언 발리 홀은 새 팀(Commencal Schwalbe by Les Orres} 소속으로 출전해 6위에 머물렀으며, 다코타 노턴·대니 하트·오이신 오캘러한 등 강자들은 새로운 코스에 적응하지 못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다운힐 결승은 5월 2일(토) 오전 11시 30분, 여자 주니어부터 시작되며, 골드스톤 대 브루니의 다운힐 왕좌 재대결을 비롯해 흥미로운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