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 이클립스(tern Eclipse)는 26인치 휠을 쓴 접이식 자전거다. 턴은 20인치나 16인치 같은 작은 바퀴를 쓰는 폴딩 바이크 대비 주행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클립스를 로드바이크의 대안이라고 말한다. 이클립스 시리즈 중 시승한 이클립스 P20은 시마노 티아그라 2×10 구동계에 텍트로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한 모델이다.
이클립스는 턴의 다른 폴딩 바이크인 버지, 링크 그리고 노드와 같은 폴딩 방식을 사용한다. 프레임 중앙에 위치한 대형 힌지를 통해서 프레임이 반으로 접히고, 길게 뽑힌 핸들포스트가 바깥 쪽으로 접히면서 부피를 줄인다. 여기에 시트포스트까지 아래로 내리면 폴딩 완료. 턴은 이 방식을 ‘N 폴드 기술’이라고 부른다. 프레임과 핸들포스트는 잠금 장치가 장착된 레버를 푸는 동작만으로 접을 수 있기 때문에 폴딩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다. 턴은 N 폴드 기술이 사용된 자전거를 10초 이내에 접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폴딩 전 크랭크 위치만 신경 쓴다면 별 다른 연습 없이도 10초 전후로 폴딩이 가능했다.
같은 N 폴딩 기술을 사용하는 형제들과의 차이점은 휠 사이즈다. 버지와 링크는 20인치 휠(406과 451) 미니벨로이고, 노드는 24인치 휠을 사용한다. 이클립스는 턴의 폴딩 바이크 중 가장 큰 26인치 휠을 사용하며, 이 큰 바퀴는 이클립스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알루미늄 프레임의 중앙에는 턴이 자랑하는 특허 기술인 OCL+ 프레임 조인트가 위치한다. OCL(One-hand Catch Lock) 힌지는 한 손으로 프레임을 잠글 수 있도록 설계된 턴의 특허 기술을 말하는데, 정밀하게 가공된 부품을 통해서 흔들림 없이 고정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OCL+는 OCL보다도 상향된 안전 기준으로 만들어졌고, 강성과 강도를 2배나 높인 것이 특징이다.
힌지와 레버의 모서리는 모두 둥글게 마무리되어서 안전하게 조작 가능하다. 지렛대 방식이어서 적은 힘으로도 프레임을 단단히 고정할 수 있고, 레버를 잠갔을 때 {안쪽에 설치된 (알루미늄 핀이)} 자동으로 힌지를 잠가주는 오토락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서 안전하며 반대로 폴딩할 때는 잠금장치 또한 엄지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관절에 사용된 4개의 베어링은 OCL+ 힌지가 매끄럽게 작동하는 것을 돕고, 사용하면서 베어링이 마모되면 턴 대리점에서 손쉽게 교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반으로 접히는 핸들포스트에도 프레임과 비슷한 모양의 힌지가 설치되어 있다. 턴이 ‘파이시스 3D 핸들포스트’라고 부르는 부품인데, 이클립스의 탄탄한 주행성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접히는 관절 부분의 아래쪽(베이스)은 헤드셋의 상단 레이스 역할을 겸하면서, 길게 이어지는 핸들포스트의 아랫 부분과 맞물리게 된다. 알루미늄 한 덩어리를 특수 단조 공정을 통해서 만든 3D 핸들포스트와 정밀하게 가공된 베이스 덕분에 체결 시 비틀림이 느껴지거나 소음이 나지 않으며, 필요할 때 손쉽게 베어링 및 구성 부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핸들포스트의 끝부분에는 핸들바의 높이와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조절식 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공구 없이 레버 2개를 풀고 핸들바 위치를 조절한 뒤 레버를 닫으면 되는 안드로스 스템 타입과 육각렌치를 사용하는 신테이스 VRO 스템 두 가지가 있는데, 이클립스 P20에는 신테이스 VRO 조절식 스템이 장착된다.
이는 안장 높이만 조절할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 또는 미니벨로와의 차별되는 요소로, 55㎝에 달하는 긴 시트포스트와 위치 조절이 가능한 스템을 통해서 넓은 범위의 신장을 커버해낸다. 턴에 따르면 신장 148㎝부터 195㎝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체중 제한은 105㎏이다.
이클립스 P20은 시마노 티아그라와 데오레 10단 구동 부품을 사용했다. 크랭크셋은 FSA 베로 50/34T이고, 시마노 데오레 11-32T 10단 카세트스프라켓을 조합했다. 트리거 타입 시프터와 앞뒤 디레일러는 시마노 티아그라다. 휠셋은 좌우 스포크를 한 쌍씩 배치한 키네틱스 프로 디스크이고, 슈발베 코작 26×1.35(35㎜)타이어가 장착된다. 브레이크는 텍트로 오라이가 유압 디스크이고, 160㎜ 브레이크 로터를 앞뒤로 사용했다.
제조사가 밝힌 이클립스 P20의 무게는 12.22㎏이고, 킥스탠드와 페달, 반사판을 모두 포함한 무게는 12.5㎏으로 측정됐다. 폴딩 시 사이즈는 38×91×80㎝이고, 핸들포스트를 접지 않으면 킥보드처럼 핸들바를 쥐고 밀어서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
턴 이클립스 P20의 소비자가격은 240만원이고, 시마노 울테그라 11단 구동계와 데오레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를 쓴 이클립스 X22는 370만원이다. 시마노 알투스와 클라리스를 사용한 이클립스 D16은 160만원에 판매된다.

“견고한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안정적인 주행감”
(최소나, 메리다 레이싱팀)
턴 이클립스는 ‘빠른’ 자전거다. 폴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0초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접이식 자전거이며, 26인치 휠과 견고한 프레임을 바탕으로 속도가 ‘빠른’ 자전거다.
폴딩 시의 사이즈가 자사의 20인치 폴딩 자전거 대비 10㎝ 남짓 커진 대가로 얻어낸 것은 뛰어난 주행성능. 폴딩 사이즈가 조금 크다곤 하지만 실내에 보관하거나,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 운반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충분하고, 주행 시에는 큰 바퀴가 실력을 발휘한다.

로드바이크에 비하면 작지만 26인치 휠은 수십 년 간 산악자전거에 표준으로 쓰인, 장애물 돌파능력이 뛰어나며 견고한 휠이다. 큰 바퀴는 거친 노면도 부드럽게 느끼게 해주는 능력이 있으며, 도로의 구멍이나 크랙 같은 결함 또한 잘 처리해낸다. 속도를 지속하는 능력과 코너링 시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작은 바퀴를 쓴 미니벨로와 폴딩 바이크 대비 차별화된 주행감각을 가질 수 있다. 다만, 바퀴만 크다고 주행성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이클립스의 인상적인 주행 성능의 배경에는 견고한 프레임이 있다.
프레임과 핸들포스트 그리고 대구경 시트포스트가 협력해 만들어내는 높은 강성은 이클립스가 2개의 힌지가 장착된 접이식 자전거가 아니라 더블 다이아몬드 형태 프레임을 쓴 하이브리드 자전거 느낌을 준다. 언덕에서 페달에 토크를 주고 핸들바를 좌우로 흔들어도 유격이 느껴지지 않고, 삐걱이는 소음도 발생하지 않는다.
턴 이클립스 P20는 상체를 세운 편안한 탑승 자세가 만들어지는데, 조절식 스템을 통해서 핸들바를 아래로 낮춰서 공격적인 자세를 유도할 수도 있다. 기본 장착된 스템이 짧게 느껴진다면 별도로 구입할 수 있는 신테이스 VRO 47 스템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기본 스템보다 13㎜가 길어진다.
기본 장착된 킥 스탠드는 무척이나 유용하다. BB 바로 뒤에 설치되어 있어서 세웠을 때 균형을 잘 유지하고, 접었을 때는 체인스테이와 정확한 각도를 이루며 숨겨지기 때문에 페달링 시 간섭이 없다.
턴 이클립스 P20은 휴대성을 높인 작은 접이식 자전거와는 성격이 다르다. 폴딩해서 보관이나 운송이 가능하면서, 뛰어난 주행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 뿐 아니라 대중교통과 연계해 보다 먼 곳으로 떠나기에 충분하다. 랙과 백 등 이클립스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턴의 다양한 액세서리를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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