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크루즈 노매드 / SANTA CRUZ NOMAD CC

테스트라이드산타크루즈 노매드 / SANTA CRUZ NOMAD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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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크루즈 노매드는 11년 전, 크로스컨트리용 풀 서스펜션인 블러와 프리라이드용인 VP프리 사이의 큰 갭을 메우기 위해 태어났다. 자사의 서스펜션 방식을 싱글피봇에서 VPP로 변경을 서두르던 시기였는데, 다운힐 모델이자 산타크루즈의 상징과도 같은 V10을 필두로 XC부터 트레일 라이딩까지 소화할 수 있는 블러 시리즈가 VPP 서스펜션을 달고 등장했고, 프리라이드를 위한 VP프리가 라인업을 완성하는 듯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블러 시리즈 중 가장 긴 트래블을 가진 블러 LT의 리어휠 트래블이 135㎜, VP프리는 무려 215㎜나 되었기 때문에 가운데 들어갈 모델이 반드시 필요했고, 산타크루즈는 165㎜ 트래블을 지닌 노매드를 해답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이 자전거는 산타크루즈 자전거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며 진화를 거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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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의 디자인은 간결하다. 3세대 노매드 발표 이후에 모델이 바뀐 브론슨과 5010도 노매드의 디자인을 따랐다.

노매드는 올마운틴 자전거다. 이 ‘All’에는 여러 의미가 숨겨져 있다. 올 데이 라이딩일 수 있고, 어떤 산악지형이든 탈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한 대의 자전거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자전거, 그래서 노매드의 인기는 꾸준했다.

2004년 처음 등장한 이래, 노매드는 2009년에는 2세대로 진화했는데 리어휠 트래블을 5㎜ 줄이는 대신 체인스테이의 길이를 줄여 민첩하게 만들었고, 2개의 링크 중 리어쇽에 연결되는 상단 링크는 카본으로 만들었다. 이듬해에는 2세대 모델의 카본 프레임 버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2014년, 첫 노매드로부터 10년이 되는 해의 만우절에 3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지금 우리가 만나려 하는 바로 그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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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CC가 눈과 진흙, 자갈과 바위투성이의 제주 산길에서 맹활약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은 프레임의 소재와 휠 사이즈 등 많은 것을 바꿔 놨다. 1세대는 알루미늄 프레임이었고, 2세대는 알루미늄과 카본 두 가지 버전이 공존했는데, 3세대는 카본뿐이다. 사용된 카본 소재에 따라서 무척 가볍고 강한 CC 모델과 기본형인 C 모델로 나뉜다. 리어휠 트래블은 다시 165㎜로 돌아갔는데, 휠 사이즈가 26인치에서 27.5인치로 변경되었다.

2013년에서 2014년 사이에 모델 체인지가 된 올마운틴 자전거는 브랜드에 관계없이 대부분 27.5인치 휠셋을 채용했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의 비율 중 내리막이 더 중요하고 빠른 속도로 달리는 만큼 휠의 강성이 높고 다루기가 좋은 27.5인치 휠셋이 29인치 대신 26인치 휠을 대체해 버린 것. 노매드도 예외가 아니었고,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엔듀로 월드 시리즈가 2013년 처음 개최된 것은 3세대 노매드에 붙은 여러 가지 숫자를 결정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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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샥 비비드 에어 RC2 리어쇽. 저속 압축 댐핑을 조절할 수 있고, 신장 댐핑은 리어쇽의 작동 범위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누어 세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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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는 한 장짜리 체인링을 쓰는 1×11 구동계 전용이어서 앞 디레일러는 설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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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T 체인링과 10-42T 11단 카세트 스프라켓 조합이다.

다운힐 성능 강화한 지오메트리 채용

3세대 노매드의 지오메트리는 대단히 급진적이다. 헤드튜브가 2세대보다 2도나 낮아진 65도여서 마치 다운힐 자전거로 뒤로 누웠고, 커진 휠 사이즈와 누운 헤드튜브 각도 덕분에 휠베이스는 길어졌지만 하단 링크를 짧게 만들어서 체인스테이의 길이는 오히려 살짝 줄어들었다. BB의 높이도 낮아져서 전체적으로 보면 낮고 길며 뒤로 누운, 트래블이 짧은 다운힐 자전거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다운힐에만 치중하지는 않았다. 시트튜브의 각도를 71.5도에서 74도로 세워서 안장에 앉아 페달링을 하며 언덕을 오를 때 라이더의 몸이 뒤로 치우치지 않게 했고, 실제로 안장에 올라 페달링을 해보면 헤드튜브의 각도와 트래블의 숫자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언덕을 잘 오른다. 안장에 앉은 상태라면 리어쇽이 잠금 기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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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휠베이스와 뒤로 누운 헤드튜브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타려고 하면 둔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를 기울이고 체중이동을 적절히 한다면 급경사에서도 안정감을 가지고 빠르게 달릴 수 있다.

탑튜브를 길게 만드는 만큼 스템의 길이를 줄여버리는 것은 최근 산악자전거의 트렌드다. 노매드에는 길이 50㎜의 짧은 스템에 폭이 800㎜에 달하는 긴 핸들바를 적용했다. 짧은 스템이 빠른 반응을, 긴 핸들바로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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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노매드는 뒤로 누운 헤드튜브와 낮은 BB, 긴 휠베이스로 높은 다운힐 성능을 지녔다.

노매드는 특별히 조절 기능이라 부를만한 것이 없다. 리어쇽의 고정위치를 바꾸거나 리어쇽의 댐퍼를 조절해서 BB의 높이와 헤드튜브의 각도 등 지오메트리를 조절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흔한 서스펜션 포크, 리어쇽의 리모트 락아웃 장치 또한 없다. 조절할 수 있는 건 딱 하나, 높이 조절식 시트포스트 뿐이다. 그래서 라이더는 노매드를 타는 동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다. 조작해야 할 것은 하나의 변속 레버와 좌우 브레이크 레버 그리고 높이 조절 시트포스트 뿐이다. 이런 부분에서 내리막에 신경을 쓴 노매드의 성격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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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변속기 케이블과 시트포스트용 유압호스가 헤드튜브 좌우의 구멍을 통해 프레임 안을 지난다. 프레임 안에는 케이블이 정확히 지나가도록 얇은 카본 튜브를 삽입해서 케이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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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이 800㎜에 달하는 긴 카본 핸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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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구동계이기 때문에 왼쪽에는 변속 레버가 없다. 그 자리에 시트포스트 리모트가 달린다.

노매드는 처음부터 1×11 구동계만 사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앞 디레일러용 마운트가 없다. 산타크루즈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1×11 구동계의 선호도가 높고, 한 장짜리 체인링을 쓰면 리어 서스펜션을 구조를 최적화하기 유리하기 때문에 앞 디레일러를 포기한 것. 어느 체인링에 체인이 걸리는 지에 따라서 리어쇽과 상호영향을 주는 정도가 달라지는데, 싱글 체인링을 쓰면 이를 최적화할 수 있다. 그래서 2단 크랭크를 쓰는 모델도 ‘이 자전거는 1×11 구동계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일이 있다. 1×11 구동계를 사용하면 체인링의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BB의 높이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 노매드는 긴 탑튜브와 리치, 낮은 헤드튜브 각도 그리고 낮은 BB 높이로 안정적이면서 빠른 다운힐이 가능하다. 여기에 효율 높은 페달링 성능이 가져오는 업힐 능력까지 있으니, 노매드 단 한 대의 자전거로 거의 모든 스타일의 라이딩이 가능하다. 업힐 속도가 크로스컨트리 자전거에 비하면 느린 것은 당연하지만 안장에 앉은 상태로 꾸준히 언덕을 오를 수 있으며, 다운힐은 맹렬하게 달릴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올마운틴 자전거로도 셔틀을 이용한 라이딩이 유행이기 때문에 노매드의 높은 다운힐 성능이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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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는 적극적으로 라이딩 기술을 구사하는 라이더에게 잘 어울린다.

노매드는 카본 소재에 따라서 기본형 C와 고급형 CC로 구분된다. CC는 C보다 고강성의 카본을 사용하기 때문에 적층하는 카본 레이어의 숫자를 줄일 수 있는데, 이는 무게 감량에 효과적이다. CC 모델이 C보다 280g 더 가볍다. 기본형 노매드 C-S 모델은 스램 GX 1×11과 락샥 파이크 RC 160㎜ 포크 그리고 락샥 모나크 플러스 데본에어 리어쇽을 쓴 완성차로 735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고, 테스트한 모델은 964만원인 CC 버전(스램 X01 1×11 구동계)에 37만원을 추가하면 선택할 수 있는 락샥 비비드 에어 리어쇽을 달아서 가격은 1010만원이 된다. 엔비 카본 휠셋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325만원이 추가된다. 테스트에 사용한 노매드의 실측 무게는 1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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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면서도 단단히 고정되는 DT 스위스의 RWS 스루 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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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 링크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아졌다. 휠 사이즈를 키우면서 휠베이스가 늘어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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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샥 리버브 스텔스 높이 조절식 시트포스트가 기본이다. 핸들바 왼쪽의 유압 레버를 누르고 의자에 체중을 실으면 최대 150㎜까지 안장의 높이를 낮출 수 있다. S 사이즈 프레임에는 125㎜ 제품이 장착된다.

산타크루즈 노매드 CC 지오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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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크루즈 노매드는 오랜 기간 명성을 쌓아온 모델이다. 최근 올마운틴 자전거가 각광을 받는데, 노매드는 그 중에서도 주가가 높은 모델이다. 이주 동안 시승한 노매드 CC에는 리어 트래블이 165㎜의 프레임으로서 프론트 160㎜ 락샥 파이크 포크와 락샥 모나크 플러스 데본에어 리어쇽에서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비비드 에어가 장착되어있었다. 서스펜션의 트래블의 풍부함만으로도 험로를 주파 할 모든 준비가 다 되어있는 듯 든든하다. 하지만 이런 부품 스펙이 노매드 CC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절대적인 프레임의 성능을 느끼고 싶었다. 라이더들에게 오랜 기간 좋은 평가와 월드컵 다운힐 선수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진화한, 완벽에 가까운 산타크루즈이기에 테스트라이드를 오래 하기 위해서 보름간 동안 온갖 핑계를 들어 반납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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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환경에서 라이딩을 해 본 결과 노매드는 한마디로 엔듀로 레이스를 위한 머신이었다. 전체 코스를 100으로 봤을 때 70% 이상 내리막이 차지하는 곳에 어울리는 자전거를 올마운틴라고 한다면, 노매드는 이보다도 더 과한 다운힐 성능을 지닌 녀석이다.

프레임 설계도의 여러 숫자 중 다운힐 조향성과 안정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헤드튜브의 각도가 65도인데, 다운힐 머신인 V10의 하이세팅(64도, 로우세팅은 63.5도)과의 차이가 1도다.

헤드튜브의 각도 1도 차이는 주행성격에 대단한 변화를 가져온다. 다운힐 머신인 V10과 올마운틴인 노매드의 차이가 딱 1도인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타사의 올마운틴 자전거의 헤드튜브 각도는 66~67도 사이다. 이런 점을 봤을 때 노매드는 다운힐 지향적 라이딩에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기존의 사이즈보다 크거나 초과하는 규격에 ‘플러스’를 붙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나는 노매드를 엔듀로 플러스급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산타크루즈에게는 타사의 올마운틴 자전거와 비슷한 지오메트리를 가진 ‘브론슨’이 있기 때문에 노매드에 이런 급진적인 지오메트리를 부여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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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자전거로 다양한 라이딩을 소화하고 싶다면? 모범답안이 여기 있다.

노매드의 뒤로 누운 헤드튜브 각도는 실제 다운힐 라이딩에서도 높은 안정감과 특유의 핸들링을 통해서 자주 달리는 제주 트레일에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주었다. 핸들의 움직임이 크고 속도가 느린 싱글트랙(노면의 상황이 좋다고 가정했을 때)에서 장애물을 피하는 성능은 하드테일 크로스컨트리 자전거가 올마운틴 자전거보다 오히려 나을 수 있다. 반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자전거를 기울이거나 상체의 무게 중심을 위아래로 옮기면서 프레임에 체중을 가하며 라이딩을 해야 하는데, 노매드는 이렇게 빠른 코스에서 적극적으로 라이딩을 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안장 위에 덜렁 앉거나 엉덩이만 뗀 상태로 다운힐을 한다면 노매드의 성능을 끌어낼 수 없다. 재빠른 방향전환이나 순간적인 순발력을 요구하는 라이딩을 원한다면 라이더의 테크닉이 어느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 막 올마운틴 또는 엔듀로 스타일의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가 다루기 쉬운 자전거는 아니라고 본다. 거친 싱글트랙을 두려워하지 않고 굽이지고 미끄러운 급경사에서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라이더에게 아주 잘 어울린다.

리어 서스펜션의 성능은 상당하다. 검증된 VPP 서스펜션 구조와 세밀한 조절이 가능한 락샥 비비드 에어가 만나 노면에 타이어를 끈끈하게 붙여나간다. 리어쇽은 라이더의 성향과 코스에 맞는 세팅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리어 서스펜션이 끝까지 작동하는 동안에도 움직임에 대한 저항이나 이질감이 없다. 작은 돌이 많은 구간부터 무릎 높이 정도의 낙차가 많은 구간에서도 리어 서스펜션이 굳은 일을 다 해주며 라이더에게 충성하는 느낌이랄까? 부드러운 앞뒤 서스펜션의 중심에서 선 라이더가 가감하는 힘과 지면에서의 충격을 부드럽고 풍부하며 조용히 소화해 낸다.

노매드 CC는 테크닉이 좋은 라이더가 탔을 때 그 가치가 커진다. 라이딩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어제보다 오늘의 실력이 더 낫다고 자신하는 라이더에게 선택받는다면 더할 나위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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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바이크 www.odbike.co.kr ☎(02)2045-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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