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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의 대중화를 위해, 어윈CEO 마이클 첸

인터뷰카본의 대중화를 위해, 어윈CEO 마이클 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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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어윈 사이클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첸이라고 합니다.”

지난 12월 1일, 카본 휠셋 전문업체 어윈 사이클링을 취재하기 위해 본사가 있는 대만 타이베이 네이후 지구를 찾았다. 자신을 어윈 사이클링의 CEO라고 소개한 마이클 첸은 기자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소탈하고 푸근한 여느 집 아버지 같은 인상이었다. 취재 내내 아내인 린다와 아들 에릭이 동석했는데, 린다는 어윈 사이클링의 마케팅을 에릭은 재정을 총괄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우주기술자 출신인 그는 최고경영자이긴 하지만 오히려 자신을 엔지니어로 불러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내와 아들이 자신을 돕는 덕분에 자신이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제품을 개발할 때도 자신의 가족이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만든다고 말해 가족에 대한 사랑이 그의 원동력임을 강조했다.

생각보다 단출한 본사 사무실, 적은 임원진 임에도 마이클 첸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가족들의 뒤받침에서 어윈 사이클링이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그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마이클 첸은 올해로 자전거 업계에서 일한 지 20년이 된다. 미국에서 공학기술 석사과정을 밟았고, 항공우주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그가 20년 전 대만으로 돌아와 자전거 사업에 발을 들였다. 그 이유와 비전을 들어본다.

우주선에서 자전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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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윈 사이클링은 창업자인 마이클 첸이 미국 항공우주업계의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쌓은 카본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운 휠 전문 업체다.

항공우주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어떤 이유로 자전거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미국에서 엔지니어링 석사과정을 마치고, 전공에 맞춰서 일자리를 구하다보니 항공우주산업에서 일을 하게 됐죠. 공학도로서 첨단 기술들이 집약된 항공우주산업에 일하게 돼서 정말 기뻤고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당시 최첨단 기술들을 접하며 그곳에서 많은 걸 배웠는데요. 그 중 제가 가장 관심이 있었던 부문은 카본이었죠. 당시만하더라도 카본은 그리 보편화된 소재가 아니었습니다. 분명 좋은 소재이긴 하지만 제작단가가 비쌌고,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않은 시기였죠. 게다가 항공우주업계 외에는 활용범위가 넓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 기술이 발달되면 언젠가 카본의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보편화되리라 예상을 했었죠. 특히 자전거에 카본을 사용할 시기가 곧 다가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카본만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샘솟더군요. 그래서 과감하게 실행했고 자전거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20년 전이면 대부분 알루미늄이나 티타늄 프레임이 각광받는 시대였는데, 너무 이른 판단이 아니었을까요?

“맞습니다. 카본이 자전거 산업에 쓰인다고 할지라도 보편화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 내다 봤죠. 구체적으론 사람들이 카본에 대해서 정확하게 어떤 소재인지 인식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전 누군가가 카본의 우수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앞장서야 된다고 생각했고, 바로 제가 그 일에 앞장서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감일 만큼 카본 활용범위가 넓어졌지만, 전 아직 카본이 그리 보편화된 소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카본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합니다.”

카본의 가장 큰 이점은 단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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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직접 실험한 결과를 보여주며 카본의 특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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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강성과 강도가 향상된 카본을 만들기 위해 제품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카본 전문가로서 그 이점과 활용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군요.

“카본으로 무엇을 만드는지 따져보면 여러 특징을 언급할 수 있지만, 쉽게 설명하면 카본의 가장 큰 특징은 단단함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량화가 카본의 이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카본으로 알루미늄이나 티타늄을 대체하게 된 것은 강성과 강도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카본이 알루미늄이나 티타늄 같은 금속에 비해 단단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아마 그건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실제로 단단함을 비교하면 최신기술로 만들어진 알루미늄은 2~3년 전에 만든 카본보다도 강도나 강성이 떨어집니다. 무게가 가벼운 건 카본의 특징일 뿐이지 카본의 장점은 단연 강도와 강성입니다.”

※편집자 주: ‘강성’은 어떤 소재가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의해 변형되지 않고 견디는 정도를 말한다. ‘강도’는 어떤 소재가 파괴될 때까지 힘의 세기나 그 정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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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부품 중 휠에 카본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가장 많아 휠 전문 업체를 세웠다고.

자전거엔 많은 부품들이 있는데 그 중 왜 휠을 택하셨나요.

“전 안전에 관해서 굉장히 민감한 편입니다. 음식 재료를 사거나 자동차를 살 때 그 제품이 얼마나 안전한가를 잘 살핍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한데요. 하하. 항공우주 엔지니어를 하면서 안전에 관련된 소재와 기술들을 많이 다뤘었습니다. 우주선이 대기권 밖으로 나갈 때나 비행기가 이착륙을 시도할 때 등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카본 부품들을 개발했죠. 같은 이유로 휠은 자전거가 움직일 때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부품입니다. 만약 휠이 불안전한 상태라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고가 일어나겠죠. 그래서 카본에 대한 지식과 안전에 대한 저만의 철학이 휠 전문업체인 어윈 사이클링까지 이르게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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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에 관한 그의 성격은 제품에서 잘 드러난다.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작은 부품에도 신경을 쓴다는 마이클 첸.

본격적으로 카본 휠을 제작한 건 언제부턴가요?

“2000년부터 자전거 휠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자체적으로 휠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년간 자료를 수집해야 했거든요.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많은 실험을 통해 도출된 결과들을 분석했고, 여러 프로토타입을 생산해 휠 제작에 관한 정보들을 모았습니다. 생산에 관한 정보를 모으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렸죠. 이런 과정을 거치고 2004년 첫 제품을 내놨습니다. 2004년은 어윈 사이클링을 설립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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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자체 제작을 위해 4년 동안 프로토타입과 실험을 통해 휠에 대해서 연구만 했다고.

어윈 사이클링 제품의 기술적인 특징은 무엇입니까? 

“경량화, 에어로다이나믹, 강성과 강도 등 휠셋에 관한 여러 기술이 있지만 대부분의 휠 업체들은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윈 카본 휠셋만의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바로 열변형에 강하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카본 휠은 열에 상당히 약한 편입니다. 카본 자체는 열에 약하지 않지만, 카본제품은 카본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프리프레그 즉, 카본섬유를 레진에 침착시킨 재료인데, 이 레진이 열에 약합니다. 따라서 성형 후 높은 열이 발생하면 레진의 성질이 변해 제품의 강성과 강도가 약화됩니다. 이런 현상은 제동 시 브레이크 패드와 림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발생하는데요. 카본이 경화되어 그만큼 휠의 수명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열에 강한 카본 휠셋을 개발할 때 레진의 열특성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레진이 열에 강해도 휠셋 내부로 열이 전달되는 것을 막긴 힘들죠. 휠셋 안쪽으로 열이 전달되면 타이어나 튜브 내부의 공기를 뜨겁게 만들고 압력이 높아져서 휠에 물리적인 변형을 초래하거든요.

그래서 우린 열이 발생해도 레진의 성질을 잃지 않는 것은 물론 휠 내부로 열이 전달되는 것까지 방지하기 위한 연구를 했고, 수많은 연구 끝에 우주선에 사용하는 세라믹을 이용해 열전달을 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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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섬유를 레진에 침착시켜 만든 프리프레그. 레진은 성형 시 카본을 고착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완성된 카본제품의 레진이 다시 고온에 노출되면 성질이 변하여 제동력과 내구성을 떨어뜨린다. 어윈 사이클링의 휠셋은 열에 강한 레진뿐만 아니라 휠 내부로도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세라믹을 함께 사용한다고.

 

카본에 세라믹을 사용하게 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신 건가요? 

“세라믹을 휠셋에 사용한 건 최근의 일이지만 이미 항공기나 우주선에 사용된 건 오래전의 일입니다. 우주선이나 보잉 707 같은 비행기의 기체에 세라믹을 코팅해 열에 강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세라믹을 어떤 형태로 가공하는지는 분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카본이 높은 온도에서 잘 버틸 수 있도록 세라믹을 사용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세라믹을 가공해서 휠에 접목시킬지 나름의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많은 제품들과 테스트를 거쳐 세라믹의 효능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림 표면에 세라믹이 첨가된 프레프레그를 추가로 적층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걸 알아냈죠.“

어윈 사이클링을 움직이는 건 가족에 대한 사랑

안전에 대해서 철두철미한 부분이 엿보입니다. 

“대부분의 휠셋 브랜드들은 퍼포먼스를 위주로 제품을 만듭니다. 라이딩의 재미를 퍼포먼스에서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어윈 휠셋의 목표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가족 중 누군가가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만듭니다. 안전한 제품에 왜 그토록 집착하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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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을 담당하는 에릭은 “카본 휠이 아직은 고가의 제품이라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보다 더 기술이 발전되면 차츰 가격이 낮아져 누구나 카본 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윈 사이클링의 비전에 대해 한 말씀해주시지요.

“앞서도 말했지만 제가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는 ‘카본은 강하다’는 겁니다. 이런 카본의 특징을 살려서 저렴한 가격임에도 좋은 성능. 게다가 유지보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카본을 휠셋을 만드는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과거보다 지금의 카본 기술이 향상된 것처럼 미래에는 카본 제작공정이 지금보다 더 발달될 겁니다. 지금의 카본 휠셋은 값비싼 제품이지만 앞으로 기술이 더 발달하면 여러 분야의 자전거에 널리 쓰일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겁니다. 우리 그런 휠셋, 누구나 쓸 수 있는 카본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말 카본이 대중화되는 날이 올까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카본 프레임이 사용된 자전거는 각 브랜드들의 기함급 모델에만 적용됐었죠. 그런데 지금은 중급 모델도 풀 카본으로 제작됩니다. 휠도 마찬가지로 최상급 모델에만 적용되던 것들이 차츰 낮은 등급 모델에서도 쓰입니다. 카본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지금, 그만큼 어윈 사이클링이 나아가야 할 목표는 분명해집니다. 로드바이크, MTB 입문용 모델은 물론 성인용 생활자전거부터 아동용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카본 휠의 안전함을 모든 자전거에서 느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 중에 CEO로서, 그리고 기술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본인을 이렇게 열정적으로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삶에 있어서 원동력은 가족입니다. 제가 어윈 사이클링을 이끌면서 경영자이자 엔지니어로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가족들의 든든한 뒤받침 덕분이죠.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을 생각해서 보다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확실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일을 할 때마다 스스로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기 위해 매일매일 다짐합니다. 이 인터뷰를 빌어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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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은 “가족들이 어윈 사이클링의 휠을 사용한다는 마음으로 카본의 단단함을 잘 살려 안전한 휠을 만들겠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카본 휠을 쓸 수 있도록 카본이 대중화되는데 어윈 사이클링이 앞장설 것”이라고 회사의 목표를 내비쳤다.

■관련기사: 민첩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어윈 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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