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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복 CEO, 홀거 파이스트

인터뷰에복 CEO, 홀거 파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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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2일, 에복의 창업자이자 CEO인 홀거 파이스트(Holger Feist)를 신사동 말로야 스토어에서 만났다.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한 그는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인지, 시차 적응이 안 돼서인지 조금 힘겨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에복에 대한 질문들이 나오자 힘든 기색은 사라지고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나라를 돌며 스포츠를 즐기던 그가 어떻게 가방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15년 전으로 돌아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직까지도 세계를 각지를 여행하며 하나뿐인 가방을 위해 고민하는 그에게서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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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복의 창업자이자 CEO인 홀거 파이스트는 “에복은 가방, 그 이상의 가방입니다”라고 말했다.

– 바이크왓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복의 CEO, 홀거 파이스트라고 합니다. 에복의 CFO인 버나드 스턱과 함께 에복을 창업했습니다. 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어릴 적에 스노우보드 선수였는데 전 세계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니 여행에 심취하게 됐습니다. 몇 해 전에 책을 냈는데요.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있었던 일을 엮은 책입니다. 이를 계기로 최근에는 잡지에도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 여행을 즐기시는 분이 어떻게 가방 사업에 뛰어들게 됐죠?

1999년 12월 23일이었습니다. 전 아직도 그날을 기억합니다. 여행 도중 등을 다쳐서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크리스마스가 겹치면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진통제로 침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최악의 연휴였죠. 하지만 그 연휴가 에복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만약 가방이 내 등을 보호했다면 이런 최악의 연휴를 보내진 않았을 거야’라는 생각이 스치는 찰라 ‘가방을 직접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했습니다. 독일로 돌아와 제품 스케치를 시작했고 어떤 기능이 있으면 다치지 않고 여행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스케치를 가지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라이더의 신체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가방 본연의 기능은 훼손시키지 않으려고 아이디어를 모색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시제품을 만들었고 여행길에 올라 직접 테스트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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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여행은 취미이자 일이다. 여행을 하면서 피드백을 얻어 연구개발에 착수하기를 반복.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기까지 지속적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그러던 중 대만에 여행을 갔을 때입니다. 전 보통 자전거를 챙겨서 여행을 다닙니다. 그런데 별다른 여행용 자전거 가방이 없어 직접 만들고자 제품 스케치를 해봤습니다. 바퀴가 달린 가방이면서 휠과 프레임을 담을 수 있는 그런 가방을 디자인했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친구에게 스케치를 보여주고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획기적인 가방이라면서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더군요. 저는 서둘러 중국에 있는 공장에 가서 가방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대만으로 건너가 제품 테스트를 했고, 다시 홍콩으로 가방을 가져갔습니다.

그 친구에게 제가 만든 가방을 보여줬더니 흔쾌히 주문을 하더군요. 알고 보니 그 친구는 홍콩의 유명한 자전거 매장인 플라잉 볼 바이시클의 사장이더군요. 플라잉 볼 바이시클은 제게 자전거 가방 50개를 주문했습니다. 그해가 바로 2008년, 에복의 창업년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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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대 규모의 자전거 매장이자 에복 최초의 고객이었던 플라잉 볼 바이시클.

– 처음 만든 백팩은 어떤 제품인가요?

첫 백팩은 FR 엔듀로입니다. 볼리비아에 갔을 때 만든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계속 발전시켜 만든 가방입니다. 그 당시에는 끈 조절기능에 대해 연구하던 시기였습니다. 등에 맞는 가방의 위치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방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만 있다면 자전거를 탈 때 업힐과 다운힐에서 위치를 바꾸어 유사 시 다칠 위험이 큰 부위를 사전에 보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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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거는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백팩 에복 FR 엔듀로를 설명하며 감회가 새로운 모습이었다.

– 보호 장비로서의 기능 외에 에복의 특징을 들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트랙킹을 위한 가방은 선글라스나 모자를 꺼내기 쉽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위한 가방은 헬멧을 담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만들거나 라이딩 도중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주머니를 부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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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이 많고 사이즈가 다양한 제품인 FR 트레일. 소비자들에게 호평 받는 제품이라고.

베스트셀러인 FR 트레일은 기능이 많고 사이즈가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평이 좋습니다. 프로텍터가 있고 수납공간도 넓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들을 담을 수 있도록 내부에 주머니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본 자전거 가방들은 대부분 작은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작은 가방이 가볍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지만 라이더를 보호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큰 가방이 무겁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라이더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크기의 가방을 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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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FR 트레일, 오른쪽이 FR 엔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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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복의 자전거 트래블백은 과거에 출시된 제품의 피드백을 거쳐 바퀴 위치를 바꾸고 손잡이를 만들어 끌고 다니기 한결 편리하게 제작됐다.

여행을 가는데 자전거를 챙긴다고 생각해 봅시다. 옷과 필수품 등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을 텐데 자전거까지 챙기다보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피곤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싸기 쉽고, 도착해서 조립하기 편한 자전거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피드백을 받아들여 바퀴의 위치를 바꾸고 손잡이를 만들어 이동하기 쉽도록 제작했습니다.

카메라 가방의 경우 다른 종류의 가방들 보다 기능성을 우선으로 따지는데요. 포토그래퍼에게는 많은 장비가 있을수록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그래서 그 많은 보조 장비를 가방 안에 담을 수 있도록 여러 포토그래퍼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였습니다. 생산단계에서 보통 백팩은 5개의 프로토타입을 거쳐서 만듭니다. 이에 반해 카메라가방은 30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후 피드백을 거쳐 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많은 피드백이 있어야만 기능성이 탁월한 가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프로토타입을 되도록 많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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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팩은 보통 5개의 프로토타입을 거치지만 카메라가방은 30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고. 카메라도 다양하고 포토그래퍼들의 개성도 각양각색이라 그 모든 피드백을 수용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

– 제품 연구개발에서 가장 큰 포인트는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군요. 그 경험들은 누구를 통해서 얻은 겁니까?

직원들 모두가 자전거를 탑니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들이 발리에 가서 자전거를 타거나 매년 6월말에 스코틀랜드로 자전거 여행을 갑니다. 이런 여행들을 통해서 가방제작에 필요한 피드백을 수집하는 거죠. 동시에 직원들이 단합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혹은 선수들에게 가방을 제공해서 피드백을 얻기도 하는데요. 자전거, 카메라, 스노우보드 팀이 있는데 각 팀에는 여러 명의 선수들이 제품을 사용한 뒤 피드백을 보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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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모든 직원들이 함께 자전거여행을 다닌다. 제품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동시에 직원들끼리 단합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 피드백을 보내주는 선수들 중에서 유명한 선수는 누가 있는지, 또 무슨 피드백을 주었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스코틀랜드의 트라이얼 라이더, 대니 매카스킬이 3년 전부터 피드백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3년 전 제가 유로바이크쇼에 참가했을 때 우연찮게 대니 매카스킬을 만났습니다. 그가 다가와 가방을 갖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당시에는 여력이 없어서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1년 동안 대니가 우리에게 에복의 가방을 꼭 쓰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FR 라이트란 제품을 주게 되었고 대니가 에복의 바이크 피드백 팀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대니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얻는 피드백은 저희에게 값진 정보지요. 그는 촬영 장비를 사용하고, 여분의 헬멧을 가지고 다닙니다. 그래서 이에 걸맞은 백팩을 만들고자 고프로 뿐만 아니라 노트북을 포함한 촬영 장비 전용 공간을 만들었고 여분의 헬멧을 넣을 수 있도록 그물망을 외부에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보낸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개발단계에 착수했고 이를 반영해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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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매카스킬에게 3년 전 준 가방, FR 라이트를 설명하던 홀거는 그에게서 받은 피드백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이 담긴 제품이 있으면 소개해주십시오.

네, 있습니다. 모든 백팩의 앞주머니에 딱 맞는 사이즈로 만들어진 팩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일반 구매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으로 개발됐습니다. 그리고 지퍼를 열어 뒤집으면 작은 도구들을 담을 수 있도록 많은 주머니를 만들었습니다. 일반 구매자들의 논리적인 피드백도 좋은 연구개발 소스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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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백팩의 앞주머니에 맞는 사이즈로 개발된 소품가방이다. 이 제품은 일반 구매자들의 피드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 이번 한국 방문의 주요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몇 해 전부터 한국에 오길 계획했습니다. 조사한 바로는 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적인 아웃도어 시장이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아웃도어 제품들을 소비하는지 보고 싶었고 색상과 스타일 그리고 유행을 살펴보고자 오게 됐습니다. 한국은 뉴욕이나 도쿄 같은 큰 도시의 아웃도어 시장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자전거시장은 인상 깊었습니다. 이제 막 로드바이크가 MTB를 넘어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의 자전거 문화도 체험해 보고자 독일로 돌아가기 전까지 한국에서 자전거를 타 볼 생각입니다.

– 앞으로 의류나 아웃도어 시장으로 확장하실 생각인가요?

가방을 비롯해 티셔츠나 프로텍터 등 아웃도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방 외에 다른 아웃도어 아이템을 확장시키는 것보다는 가방에 집중할 겁니다. 점점 더 세밀한 부분까지 향상시킨 가방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아웃도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그래서 제품 분야를 넓히기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제품들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하도록 집중할 겁니다.

– 에복의 경영철학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에복의 시작은 독특한 제품 개발이 시초였습니다. 가방으로 등을 보호하고 싶었고, 자전거를 담는 가방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가방이 무언가를 담는 도구, 그 이상의 가방을 만들고자 노력할 겁니다. 제가 에복을 시작할 때, 내 등을 보호하고 싶었던 그 마음처럼 구매자들도 다치지 않게 보호기능을 갖춘 가방을 만들 겁니다. 더 나아가 보호하고 싶은 대상이 자전거, 카메라, 스포츠 장비가 될 수도 있지만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좀 더 나은 품질과 기술을 갖추도록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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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모든 건 당신을 사랑하는 겁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가방을 만드는 것. 그게 우리의 경영철학이기 때문이죠.”

■루고컴퍼니 www.rugo.co.kr ☎(02)6959-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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