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산악자전거 월드컵 유치, 글로벌코리아 백운광 대표

인터뷰아시아 최초 산악자전거 월드컵 유치, 글로벌코리아 백운광 대표

2026년 5월 1일부터 3일까지 모나용평리조트에서 2026 마운틴바이크 월드 시리즈(월드컵) 개막전이 개최된다. 크로스컨트리(XCO)와 크로스컨트리 쇼트트랙(XCC) 그리고 다운힐(DHI) 세 종목으로 치러지는데, 월드컵 크로스컨트리와 크로스컨트리 쇼트트랙 경기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월드컵 다운힐 경기는 2001년 일본에서 개최된 이후 25년 만이다.

UCI 산악자전거 월드컵은 UCI의 승인을 받은 산악자전거 경기로, 시즌마다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개최되는 시리즈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경기의 순위에 따라서 포인트가 지급되고, 이 포인트의 총합에 따라서 시즌 챔피언이 결정된다. 2026 시즌에는 총 14회 개최되는데, 다운힐이나 엔듀로 단일 종목만으로 개최되는 경기도 있다.

산악자전거는 1970년 후반 미국에서 탄생했고, 이 새로운 스타일의 자전거로 달리는 레이스가 시작된 것도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였다. 1989년에는 첫 크로스컨트리 월드컵이 개최됐고, 이듬해에는 산악자전거 세계선수권대회가 UCI의 주관 하에 최초로 개최되었다. 1991년부터는 월드컵에 다운힐 종목이 추가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와 레이스의 발생지는 미국이었지만, 현재는 북미보다 유럽의 개최지가 더 많고, 참가하는 팀과 선수의 비중 또한 유럽이 높은 편이다.

유럽과 북미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UCI 산악자전거 월드 시리즈를 국내에 유치한 글로벌코리아의 백운광 대표를 지난 10월 말, 모나용평리조트에서 만났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2026년부터 3년간 한국에서 개최되는 UCI 마운틴바이크 월드 시리즈의 국내 조직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글로벌코리아의 백운광입니다. 산악자전거 문화가 발전한 유럽과 북미에서 관련된 사업이 진행되는 부분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2015년 용평에서 바이크파크 조성을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11년이 흘렀네요.”

백운광 대표는 그동안 로드바이크 시장과 문화가 급성장한데 비해서 산악자전거는 성장이 더딘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면서, 스키 리조트가 안고 있는 계절적인 문제와 기후변화 등을 고려하는 동시에 산악자전거와 리조트가 함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산악자전거 라이더와 등산객 간 마찰이 빚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산악자전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산악자전거라는 좋은 스포츠가 소수의 매니아 층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보다 대중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이다.

“뭔가 큰 전환점이 필요했습니다. 산악자전거라는 스포츠가 소수의 인원만 참여하는 작은 대회가 아니라, 사실은 긴 역사를 가진 그리고 올림픽에도 종목이 있는 그런 스포츠임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를 국내에 유치해겠다고 다짐했죠. 대회를 성공시키고 더 나아가 다음 세대가 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즐겁고 안전하게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산악자전거 월드컵 유치를 구체적으로 구상한 건 언제쯤일까요.

“제법 오래됐습니다. 꿈을 꾸기 시작은 것은 용평 바이크파크를 오픈한 2015년이었습니다. 바이크파크는 하드웨어가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마다 바이크 페스티벌을 진행해왔는데, 아무래도 ‘우리만의 잔치’라는 모습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마커스라는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됐어요.”


-마커스 슈퇴클 말씀이지요?

“맞습니다. 마커스가 용평바이크파크를 보고,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한국에서 산악자전거 월드컵이 열린다면 정말 좋겠다’는 말을 했어요. 조금 막연했지만, 국내에서는 제가 국외에서는 그 친구가 대회 개최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커스의 소개로 대회 관계자들을 만나게 됐고, 그 과정의 결실이 맺어진 것이 2023년이었어요. 현재 산악자전거 월드 시리즈를 주관하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부사장님이 비공식적으로 용평을 방문해서 현장에 대한 실사를 했고, 이듬 해에는 선수 출신의 실무자들이 방문해서 2차 답사를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방송을 위한 WBD의 마지막 실사가 있었습니다.
경기 종목마다 총 27대의 카메라가 동원될 겁니다. 카메라가 이렇게 많이 동원되는 이유는 산악자전거라는 스포츠를 박력있고 멋진 그림으로 중계하기 위함입니다. 대회 진행도 중요하지만 방송 중계 또한 무척 중요거든요. 그래서 WBD의 팀이 카메라 위치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 방문한 겁니다.”

-외부에서 보는 평창 월드컵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용평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은 시즌 첫 경기이자, 크로스컨트리와 다운힐이 동시에 개최되는 아시아 첫 월드컵 경기이기 때문에 UCI에서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크를 위해서 그동안 여러 개최지를 방문했습니다. 그때마다 대회 관계자들과 프로 선수들에게 2026년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어요. 케이팝의 본고장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더군요. 한국 문화를 직접 보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답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프로 산악자전거 팀이 없습니다. 보통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후원을 하는 팀 선수들과 국가대표 선수들이 월드컵에 참가하는데, 우리는 그런 선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선수층이 없음에도 해외에서 개최 중인 월드컵 경기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입니다.”


-2026 월드컵 시즌 시작이 대한민국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고무적인 부분이죠. 2026 월드컵 캘린더에 새로 선정된 평창과 캐나다 휘슬러 그리고 미국 유타주 솔저 할로우, 세 곳의 공통점은 동계올림픽 개최지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2018년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했죠. 그래서 올림픽을 개최했던 인프라와 여러 가지 우선 시설들을 가지고 있고, 이런 것들을 하계에 연결시켜서 산악자전거 경기와 이벤트로 활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계올림픽이 남긴 일종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용평과 함께 새로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휘슬러 바이크파크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라이더들이 한번 쯤은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곳입니다. 내방객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왔을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구사하고 있죠. 휘슬러는 이미 크랭크웍스 같은 유명한 대회를 통해서 컨텐츠를 만들어가고 있고요. UCI가 2026년 시즌 개막전 장소로 기존의 개최지나 휘슬러가 아닌 한국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려주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이 월드컵이라는 문을 열었으니까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움직일 것 같고, WBD측에서 크로스컨트리 종목 개최를 위해서 다른 나라도 모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WBD는 산악자전거 월드컵이 유럽과 북미만의 축제가 아닌, 전 세계의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들이 오랫동안 주시해온 월드컵 경기의 아시아 개최의 첫 장소로, K컬쳐로 선도 중인 우리나라가 선정된 것에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개최지 덕분에 선수와 팬 모두 즐거울 것 같습니다. 평창 만의 특색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평창이 가진 장점은 우수한 인프라입니다.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자연환경과 접근성 모두 뛰어납니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숙박시설도 있고요. 그리고 해외에서는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라는 부분을 들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 산이 있느냐 또는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 있느냐는 조금은 황당한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가 준비한 부분을 가지고 세계를 놀래키고 싶었습니다.”

백 대표는 평창이 가진 천혜의 환경에 대해서 강조했다. “다운힐이 시작되는 발왕산 정상은 해발 1458m로, 내려오면서 변화하는 식생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만의 것입니다. 국토의 70퍼센트 이상이 산지인 대한민국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알리고 싶습니다. 산악자전거 월드컵이지만, 최근에는 트레일 런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는만큼 국민 건강을 위해서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평창이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대변하기에 충분할 것이라 자신합니다.”


-경기 유치와 벤치마크를 위해서 출장을 자주 다니신 걸로 압니다. 현장에선 어떤 부분에 주목하셨나요.

“어려운 질문이군요. 지난 10년 간, 유럽과 뉴질랜드 그리고 캐나다까지 여러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처음에는 시설적인 부분에 먼저 눈이 갔어요. 아무래도 국내에서 파크를 운영하고 있으니, 어떤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는지 보고 싶었거든요. 그 다음에는 중앙정부 그리고 지자체와의 협력관계가 궁금해졌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트레일을 만들고 없애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장비를 들고 코스를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건, 정부 또는 지자체의 인허가 문제입니다. 해외에서는 그런 문제를 이미 해결해서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는 현지 라이더들의 정체성도 관심사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산악자전거 역사가 더 긴 나라의 라이더들과 우리나라 라이더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고.

“라이더들이 바이크파크에 방문하는 이유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다른 스포츠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도전과 자유가 산악자전거에 있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라이더들이 스스로 산악자전거의 앰버서더가 되어 이 스포츠를 주변에 소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멋진 스포츠와 행사가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다면 우리가 말하는 ‘타기 좋은 환경’이 더 빨리 갖춰지지 않을까요? 바이크파크라는 인프라를 보면 유럽과는 제법 큰 갭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따라잡고 발전시킬 수 있는 민족이라는 걸 알잖아요? 다른 나라의 라이더가 물었을 때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는 장소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대회 코스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운힐 코스가 70% 정도 조성됐다고 들었습니다. 다운힐과 크로스컨트리 각각의 코스 특징이 있을까요?

“유럽 월드컵 서킷의 트렌드를 따라가느냐 아니면 한국적인 트레일이냐라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그 중에서도 용평이라는 지역의 트레일을 세계 무대에 선보인다라는 부분도 의미가 있고, 트렌드를 따라서 큰 스케일의 기물이나 특징을 접목시키는 것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이 아름다운 자연을, 대한민국의 식생을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월드컵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코스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늘 열리던 장소, 항상 운영되는 바이크파크의 공식 코스 이렇게 정형화된 거죠. 세계의 월드컵 레이서들이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질문해 봤고, 우리 트레일 빌딩 팀에도 월드컵 선수가 있어서 코스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들의 바람을 간단히 말하자면 ‘라이더의 본능을 깨우는 코스’였습니다. 가급적 자연환경을 건드리지 않는, 지금까지 월드컵 서킷에서 보지 못했던 그런 코스를 원했습니다. 오프캠버도 있고, 라인의 선택이 다양해서 여러 공략법이 나올 수 있는 박력있는 코스라고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크로스컨트리 코스는 갤러리가 눈을 뗄 수 없는 경쟁이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그린피아 콘도 앞에서 출발하게 되고, 용평 바이크파크의 하단 주위를 달리지만, 바이크파크의 현재 코스를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테크니컬 섹션도 있지만, 누가 어디서 치고 나갈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노면의 라인 선택이 다양하게 주어질 겁니다.”

-월드컵이 끝난 후에 동호인이나 우리 선수들이 그 코스를 타볼 수 있을까요?

“아마 동호인들이 가장 궁금해 할 부분 같네요. 아쉽게도 다운힐 코스는 월드컵 대회 기간에만 공개됩니다. 코스의 상당 부분이 산림청 관할이기 때문이에요. 2026년부터 3년 간, 월드컵 기간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산림청에 허가를 받았거든요.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추후 협의를 통해서 가능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크로스컨트리 코스는 이용 가능해서 우리 선수들이 ‘진짜 월드컵 서킷’을 이용해서 훈련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내년 4월에 공식적으로 코스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코스 답사가 불가능합니다. 대회에 물류나 숙박 등 시설 점검을 위해서 해외 팀 관계자가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대회 개최를 위한 구성 요소들의 현장 배치에 대한 것도 4월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WBD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2015년 당시에는 UCI가 세계 각국의 자전거연맹과 함께 월드컵을 진행했습니다. 2022년에 UCI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2023년부터 WBD가 프로모터로서 월드컵 시리즈의 조직 및 미디어 제작 및 방송 그리고 홍보 등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산악자전거의 인기는 로드에 미치지 못해요. 업계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고, 흥행이라는 부분을 WBD가 풀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WBD가 파트너로 선정되었을 겁니다. WBD가 월드컵을 담당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판도가 바뀌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WBD 아니었다면 향후에도 대한민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어떤 의미에서 행운인지요.

“사실 이 정도 규모의 대회라면 유관기관이 먼저 움직였어야 합니다. 부지라거나 예산 등 국가적인 부분에서 치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많은 허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먼저 했으냐보다는, 국내 산악자전거 문화의 도약과 세계의 산악자전거 팬들에게 대한민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서로 머리를 맞대는 고민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WBD와 계약하고 공식적으로 개최를 알린 후, 지자체와 국내 기업들의 반응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힘든 시기지만, 월드컵 시리즈라는 플랫폼은 경기와 광고가 세계에 송출되는 절호의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몇 달 전 경주에서 개최된 APEC이 좋은 예일 겁니다. APEC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국무총리께서 이렇게 답하셨어요. ‘대한민국의 국제무대 복귀전’이라고요. 월드 시리즈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선진적이고 다양한 문화에 산악자전거라는 컨텐츠를 더하는 게 핵심이죠. 이런 부분이 대회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면, 추후 관련된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겁니다. 업계 그리고 기업들이 넓게 세계를 보고 미디어 플랜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회 개최까지는 아직 반 년 가량 남아있고, 저와 협업사들이 스폰서십 유치를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거든요.”


-2028년까지 3년 계약입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발전하는 모습도 기대되는데요.

“월드컵 시리즈를 유치했다고 우리만의 만족 그리고 성공적인 스토리로 끝나는 게 아니라 3년 차에는 WBD가 계약을 연장하거나, 우리나라의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의 창을 제공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유관기관이나 기업들이 산악자전거는 알아도, 산악자전거 월드 시리즈라는 대회에 대해서는 잘 모르세요.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비인기 종목이라는 부분은 저희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역사가 긴 스포츠이고, 다른 종목에 비해서 모자라지 않은 열정과 갤러리의 호응이 있다는 것이 첫 대회를 통해서 알려질 겁니다. 대한민국 그리고 모나용평리조트에서 첫 대회가 개최되는 만큼 대한민국에서 녹여낼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월드 시리즈 개최에 이은 세계선수권대회(월드챔피언십) 유치입니다. 산악자전거 월드컵 시리즈는 10개국 이상에서 벌어지는 투어 방식의 경기입니다. 한 해에 한 번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의 개최지는 월드 시리즈 레이스와 개최 장소에 대한 평가 그리고 포인트를 통해서 UCI가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평은 월드 시리즈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월드챔피언십에 대한 욕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평창이 아닌 우리나라 다른 곳에서 개최한다고 해도 의미가 깊을 겁니다.”

-역시 TV 중계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F1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15년 전 국내에서 개최되었을 때보다 영화와 넷플릭스 그리고 중계방송이 더해진 지금이 인기가 더 높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F1이 지금 국내에서 개최된다면 15년 전보다 훨씬 성공적일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가지고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월드컵 시리즈로 미팅한 기업과 다른 분들도 F1을 자주 예로 드시더군요. 그들만의 축제가 되지 않게 하려면 경기장을 찾는 갤러리들의 관심을 얼마만큼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관련 기사 그리고 언론에 관련된 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대회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되는 그러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을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에 있습니다. 주최와 주관사에서 노력해야 되는 마케팅적인 부분이지만, 정부 그리고 지자체와 협업하는 부분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백운광 대표는 월드컵 시리즈를 현장에서 관람하거나 TV를 통해서 시청한 사람들이 직접 산악자전거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전거 통호인이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자전거는 이미 익숙한 취미 수단이라는 거죠. 그런 친근한 자전거를 컨텐츠로, 최고 레벨의 대회가 국내 그리고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됩니다. 자전거를 이용한 가장 멋진 쇼라고 말한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이후에 자전거를 즐기는 분들의 취미생활과 이어지게 하는 것은 저의 과제일 겁니다. 쇼를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험까지 가능케 하는 거죠. 바이크파크에 대한 장벽 그리고 초보자 교육 같은 부분은 지난 10년간 많은 고민을 해온 부분이기 때문에, 월드컵 시리즈를 기점으로 좋은 인프라가 형성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해외에서의 관심은 어떻습니까?

“전 세계의 관심이 느껴집니다. 프로모터들 사이에서도 서로 한국을 꼭 방문해보고 싶다며 직원들끼리 경쟁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선수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얼마큼 관심도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 입니다. 개최 전까지 꾸준히 홍보해야 할 부분입니다.

지금은 동계 시즌이기 때문에 모나용평을 찾는 분들은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분들이예요. 이 분들에게도 산악자전거 월드 시리즈나 UCI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전달하려고 해요. 용평에서는 매년 송년의 밤 행사가 열리는데, 모든 불을 끄고 슬로프에서 햇불을 든 채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이때 슬로프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걸 기획하고 있어요. 엘리트 라이더가 아닌 청소년이 주축이 될거고요. 이 친구들에게 중요한 현장에 있었다는 자부심을 주고 싶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자원봉사자가 400~500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바이크파크를 찾아 라이딩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상당히 흐믓합니다. 자원봉사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를 즐기는 분들 그리고 흥미를 가진 분들이 나서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대표님도 파크를 준비하시면서 트레일 빌딩을 직접 해보시지 않습니까? 선수 출신의 트레일 빌더들의 작업 방식은 어떻던가요?

“트레이드 오프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더군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거죠. 저도 산악자전거를 타지만 라이딩보다는 트레일을 만들고 관리하는데 더 집중해야야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트레일을 만들 때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했는데, 그게 옳은 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트레일은 안전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재미보다는 안전 우선’이라고 하면, 개인적인 성향이나 취향을 들어서 불만을 표시하시는 분도 있어요. 저는 그러한 의견을 참고는 하지만 바로 적용을 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평생 안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용평바이크파크의 경우, 코스를 오픈한지 10년이 지났지만 부분적인 변화 외에는 트레일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현재 환경에서는 풀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UCI 월드컵 시리즈를 유치한 거고요.

UCI 월드 시리즈를 통해서 제가 지금까지 풀어내지 못한 부분을 얼마나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을지 기대도 됩니다. 다시 트레일 빌딩으로 돌아가면 해외 트레일 빌더들은 외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숲에 들어갔을 때, 편안한고 안정감을 느끼는 동시에 숲과 코스가 아름답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심미적인 부분을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트레일 빌딩할 때 쓰레기부터 줍더군요.

그리고 내가 달리는 길과 숲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서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올 수 있도록 고려합니다. 우리는 주로 사진을 많이 찍는 점프대를 설치할 때나 고민하는 부분이었죠. 주변 환경 정리 그리고 ‘내가 자연에 들어와 타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운힐 코스 조성 공사가 70퍼센트 정도 된 상태에서 스키장이 개장되는데, 내년 동계 시즌 폐장 이후부터 대회 전까지 시간이 충분할까요.

“시간이 촉박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대회장을 꾸미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대회 코스 대상인 슬로프는 조금 앞당겨서 폐장하고, 남은 눈을 어디로 치울지 등을 협의하고 있고요. 코스는 26년 4월 19일까지 모든 공정을 마쳐야 합니다. 이후에는 안전패드와 펜스 등을 설치하게 되죠. 노력이 필요지만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경기 때 일부 구간에는 눈이 남아 있을 수도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눈은 변수라기 보다는 자연적인 부분이라고 봐야 합니다. 경기 일정을 생각하면 푸른 초원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그보다는 선수들이 코스를 달리는 데 불편함이 없고, TV 중계에 방해될 요소를 없애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눈을 언급하셔서 생각난 건데, 향후 겨울 시즌에 스키장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8년에 한 차례 시도한 적이 있거든요. 코스 한 부분을 오픈한 뒤 올림픽 홍보를 위해 자전거를 탄 거죠.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요. 리프트를 타기 위해서는 슬로프를 건너와야 하는데, 자전거 바퀴가 황금색의 줄을 만들어 버리더군요. 그래서 500미터 가량 부직포를 준비해서 바닥에 깐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결했다고 생각했더니, 눈이 엄청나게 내려서 자전거 바퀴가 구르지 않은 적도 있고요. 이런 경험이 노하우가 되었죠. 긍정적인 환경이 만들어지다면 겨울에 스키장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아직은 구상 중인 단계이고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마커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 친구를 만난지 벌써 8년이 됐습니다. 한국에 대해서 고민해 주고 월드컵 유치를 위해서 많은 사람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 대회의 유치에 있어서 주역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커스를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월드컵 레이싱 팀인 ‘MS 레이싱’을 이끈 정도로만 알면 안 됩니다. 2002년 월드컵 이야기를 하면 자연히 히딩크 감독이 떠오르잖아요. 이번 산악자전거 월드컵에 있어서 마커스가 그런 존재입니다.

마커스가 제게 준 선물이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거죠. 모나용평 바이크파크를 방문하신 분들은 통나무로 만든 저희 사무실을 보셨을 거여요. 2018년 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건데, 내년에 이 통나무 사무실이 없어지고 월드컵 홍보관이 지어집니다. 마커스의 선물이죠.
해외 선수들과의 교류, 월드컵 레이서들의 휴가 기간 동안 국내 라이더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도 마커스와 함께 구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미있는 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산악자전거 월드컵 시리즈 개막전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야 하는만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 글로벌코리아 www.ucimtbkorea.co.kr

Sponsor

최신기사

스캇, NSN 사이클링 팀과 함께 월드투어 복귀

스캇이 NSN 사이클링 팀과 함께 UCI 월드투어 레이스에 복귀한다. NSN 사이클링 팀은 스위스 라이선스를 지닌 스페인 기반의 UCI 월드 팀이며, 스위스 기업인 스캇은 공식 자전거 공급사로서 팀과 함께 한다.

스캇노스아시아, 레드사이클링 후원

스캇노스아시아가 레드사이클링 팀을 후원한다. 스캇노스아시아와 레드 사이클링이 다시 손을 잡으면서 팀원들은 2026년 시즌부터 신형 에딕트 RC 또는 포일 RC를 타고 MCT와 그란폰도에 참가하게 됐다.

MET 오팔 그레이 컬렉션

MET가 트렌타 MIPS와 만타 MIPS 그리고 리발레 MIPS로 구성된 ‘오팔 그레이’ 컬렉션을 공개했다. M

MET 오팔 그레이 컬렉션

Scott The all-new RANS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