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로, 자이언트 CEO

onNov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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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던 유럽의 자전거업체들이 하나 둘 문을 닫거나 브랜드 이름만을 남겨두고 인수합병을 거듭하는 동안, 1972년 창립해 첫해에 3800대의 자전거를 만들었던 자이언트는 어느새 연간 600만 대 이상의 자전거를 생산하고, 전 세계 1만2000개 이상의 딜러숍을 지닌 자전거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대만의 여러 자전거 회사가 그랬듯, 처음에는 주로 다른 나라의 자전거를 주문받아 생산해주는 OEM 업체로 시작을 했으나 1981년부터는 자체 브랜드인 자이언트를 런칭해서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설립 당시 대만에서는 자전거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았지만 ‘자전거는 건강에 좋고, 지금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성장가능성 높은 산업이다’라는 판단에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해 지금은 세계 최대의 자전거업체가 되었다. 


자이언트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안토니 로(Antony Ro, 65)  회장과 글로벌 세일즈를 담당하고 있는 존 쿠 부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5년 전, 자이언트는 자전거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지사를 설립했다. 그동안 이룬 성장은 자이언트 본사가 기대한 것을 훨씬 넘어설 정도였다고. 판매 수량이 늘어나면서 판매되는 제품이 점차 다양해지고,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도 높아졌다는 것. 

안토니 로 회장은 앞으로 경쟁보다는 시장을 키우고, 자전거 문화를 널리 알리는 ‘자전거 전도’야 말로 자이언트코리아의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자전거 판매도 중요하지만 자전거 문화를 알려서 소비자들이 자전거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하고, 자전거의 장점을 잘 알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자이언트는 지사를 운영할 때 장기적인 계획과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본사에서 어느 나라에 자이언트 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사를 설립한 이후, 각 지사를 운영하는 인재들은 본사에서 파견하는 직원 없이 그 나라 사람들로만 구성하고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춰서 운영하는 것이 자이언트의 방식이다. 자이언트 본사가 보는 자이언트코리아의 운영 계획은 장기적이다. 안토니 로 회장은 자이언트가 세계적으로는 유명한 브랜드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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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자이언트코리아 이옥내 지사장, 안토니 로 자이언트 CEO, 존 쿠 부사장. 


“많은 자전거 브랜드가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한국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본사들이 바라는 것은 딱 하나 ‘판매’입니다. 5년 전 자이언트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게 된 목적 중 하나가 보다 체계적인 유통과 이를 통한 실속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이득을 주고, 새롭고 올바른 자전거 문화로 변화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자이언트는 올바른 방향으로 접근할 겁니다. 그러면 판매만을 위해서 지사를 설립하지 않았고, 자전거 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한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자이언트코리아의 자양동 쇼룸에서 여러 자전거매체와 공동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바이크왓이 안토니 로 CEO에게 질문한 내용만을 다룬다. 자이언트코리아의 서익준 과장의 중국어 통역을, 김휘종 대리가 사회를 맡았다. 



아시아선수의 유럽 무대 진출이 더욱 필요한 때

자이언트는 오랜 기간 최고 레벨의 레이스 무대에 후원을 해왔습니다. 로드와 산악자전거 양 분야에서 말이죠. 이런 행동들이 자전거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렇다면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자이언트가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는 프로 팀에 후원을 시작한 것이 1998년입니다. 그 당시의 후원은 팀에게 자전거 같은 장비만을 제공해주는 것이었죠. 첫 팀은 온스(ONCE)였고, 이후 T모바일, 하이로드, 라보뱅크를 차례로 후원했습니다. 이런 후원의 목적은 홍보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자전거 개발에 있었습니다. 더 좋은 자전거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 거죠.


안토니 로 회장은 프로 팀에게 자전거를 공급하면서 선수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다음 자전거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이언트의 연구개발 팀으로도 좋은 카본 프레임을 만들 수 있지만, 완성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세계의 최고 레벨의 선수들만이 파악하고 전달해 줄 수 있는 정보가 필요했다는 것. 자이언트는 이런 개선작업을 위해서 로드바이크 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와 사이클로크로스에도 많은 후원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프로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14년 시즌을 보면 ‘자이언트-시마노’ 팀이 있는데, 이 팀은 예전처럼 장비만 후원하는 팀이 아닙니다. 바로 자이언트가 운영을 하고 있는 팀이죠.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팀이기 때문에 아직 젊은 팀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이 팀의 선수들을 보면 예전부터 자이언트가 후원하고 키워온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자이언트-시마노 팀의 전신은 2005년 프로 컨티넨털 팀이었던 시마노-메모리 코퍼레이션이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스킬-시마노였고,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아르고스-시마노였다. 2013년부터 UCI 프로 팀으로 승격되었고, 2014년 1월 자이언트-시마노로 팀의 이름이 변경되었다.   


이 선수들이 프로선수가 되기까지 지켜봐왔고 우리 자이언트가 레이스를 통해 겪은 일들을 토대로 분석해보니 이제 우리가 운영하는 팀이 있어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죠. 많은 것을 고려해서 이 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세 개의 그랜드 투어에서 자이언트 팀은 11개 구간에서 우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한 팀에서 이렇게 많은 우승이 나온다는 것은 드물기 때문에 자이언트-시마노 팀의 올해 성적은 매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성과가 덕분에 많은 매체에 보도가 되었고, 자전거 문화를 알리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이언트 자전거를 찾는 소비자도 눈에 띌 정도로 늘었습니다.


자이언트-시마노 팀의 스폰서인 시마노와 계약은 2014년까지이며, 내년부터는 스폰서가 독일의 샴푸 제조업체인 알페신으로 변경되어 팀 이름이 ‘자이언트-알페신’으로 변경된다. 안토니 로 회장에 따르면 자이언트 팀이 추구하는 바는 깨끗하고 정정당당하게 레이스에서 경쟁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여기서 깨끗함은 ‘도핑’을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도핑을 해서 문제가 되었고, 프로 사이클링이 약물로 얼룩진 스포츠라는 오명을 써야만 했다. 자이언트는 젊은 팀원들로 구성된 자이언트-시마노 팀이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올바른 방법과 올바른 방향으로 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있다고. 


어떻게 보면 희망사항인데, 우리 팀에는 꼭 아시아 선수가 팀원으로 활동했으면 합니다. 프로 사이클 경기에 있어서 아시아는 유럽 그리고 북미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습니다. 올해 자이언트-시마노에는 중국 선수인 쳉지가 있습니다.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투르 드 프랑스 전 구간을 완주하기도 했지요. 

아시아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그리고 수준 높은 팀에서 자전거를 탐으로써 그런 시합도 참가할 수 있고, 선수가 돌아왔을 때 어린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후로 더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의 프로무대에 진출하게 되겠지요. 한국의 축구선수들은 유럽으로 진출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과 아시아의 선수들이 해외무대에서 누릴 수 있는 부분들이 점점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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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코리아 자양동 쇼룸을 방문한 안토니 로 회장. 80년대에 이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리브, 자이언트 매출 10% 달성 

앞으로 가장 큰 성장을 가질 시장은 특정한 국가나 대륙이라기 보다는 여성용 자전거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리브가 독립브랜드로 출범했는데요, 세계의 반응과 앞으로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자이언트가 여성용 자전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7년 전입니다. ‘여성용 자전거의 시작’이라는 결단에는 사실 아내의 영향이 컸습니다. 한국의 주부들은 대게 남편을 존경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대만은 그와 반대입니다. 

그 시기에 아내에게 자전거를 함께 타자고 제의하면 언제나 변명이 먼저였죠. 햇빛에 노출되면 그을리고, 페달을 돌리는 것이 힘들다는 타령을 주로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내에게 처음 사준 자전거는, 매장에서 아무렇게나 고른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고 싶은 자전거를 한 대 골라라”라고 해서 선택한 자전거죠. 숙녀용 자전거라고 하나요? 앞에 바구니 달린 거요. 그런데 우리 집은 해발 300미터 정도에 있습니다. 어딘가 나갔다 오면 자전거로 반드시 긴 언덕을 올라야 하죠. 아내는 그 자전거로 집까지 딱 한 번 타고서는 선언을 했습니다. 다시는 자전거를 타지 않겠다고요.


그때 저는 “그래서 좋은 자전거가 필요한 거다”라며 몇 가지 자전거를 추천해 줬습니다. 이후 매장을 같이 방문했는데 그때부터 아내가 많은 불만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들 자전거는 종류가 많고 색상도 다양하며 등급도 많은데, 왜 여성용 자전거는 두 가지 밖에 없고, 옷도 다양하지 않으며, 액세서리도 없느냐는 거였죠. 주부들은 남편이 있으면 한 가지의 불만이 해결되기 전까지 계속 불만을 얘기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까지도 자전거에 대한 불만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의 역사는 오래 되었지만 여성이 탈 수 있는 자전거는 시장갈 때 탈 수 있는 자전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스포츠용 자전거라고 하더라도 남성용 자전거의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서 여성고객들에게 파는 것이 주목적이었지요, 본격적으로 여성을 위한 자전거의 개발이나 제품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는 라이프스타일과 스포츠 그리고 퍼포먼스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스포츠 등급 자전거부터는 피팅에 따라 돌아오는 효과가 무척 크잖아요. 전에는 여성용 자전거에 있어서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했고, 자이언트가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는 부분이죠.


많은 반성을 거듭한 끝에 ‘진짜 여성만을 위한 브랜드와 여성만을 위해 자전거를 개발을 하고 연구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여성만을 위해 만들고 연구하는 자전거 브랜드, 리브(Liv)를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자이언트 밑에 소속이 되어있는 여성 전용 브랜드죠.

회사에는 리브 부서도 만들어졌고, 자이언트의 CFO인 보니 사장이 리드하고 있습니다. 이 리브 부서에서 연구 그리고 개발, 디자인 등 모든 업무는 여자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이언트는 리브의 성장 목표를 높게 보고, 강력한 지원을 하고 있다. 판매 수량이 적은 제품이어서 개발 비용이 회수되지 않은 정도라도 리브 부서에서 기획한 제품은 개발과 연구에 비용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 

초창기에는 자이언트의 많은 해외 지사와 리브팀을 지원하고 있는 연구,개발팀에서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만들어봤자 판매가 안 되니 필요 없는 제품이다. 이건 진행해서는 안 된다”라는 식의 의견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무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부서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리브의 꾸준한 성장 끝에 지난 9월 유로바이크에서 리브를 브랜드로 런칭하게 된 것. 전에는 자이언트 브랜드 안에 리브라는 자전거들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리브라는 브랜드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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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의 에어로 로드바이크인 엔비 어드밴스 1. 리브 자전거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등 모든 과정을 여성으로 구성된 리브 팀 안에서 해결하고 있다.


이전에는 자이언트가 아빠라면 리브는 딸이라는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이 딸이 성장해서 아름다운 여성이 되었기 때문에 자이언트처럼 별개로 브랜드로 운영해도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 리브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만을 위한 연구와 개발 그리고 여성용만을 만들어 파는 최초의 자전거 브랜드가 리브입니다. 자이언트가 후원하고 있는 마리안느 보스 선수 같은 경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투르 드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여자 경기인 ‘라 코스’에서 우승했습니다. 저희 리브를 타고 있는 많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죠. 산악자전거나 사이클로크로스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 선수들이 감동했던 부분은 여자선수들을 위한 자전거를 개발해 주었다는 점입니다. 자연히 큰 자부심이 이어졌고, 유로바이크에서 리브 브랜드를 런칭했을 때 아주 좋은 반응이 있었습니다. 유로바이크의 리브 런칭 현장에는 많은 기자들이 찾아왔습니다. 그 중에 여자 기자들은 “진정으로 여성만을 위한 브랜드가 생겼다”라며 뿌듯해 한 일도 있었습니다. 


리브라는 자전거가 탄생한지 7년이 지났고,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자이언트 전체 매출 중 약 1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성 시장이라는 부분은 아직까지 한계를 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시장입니다. 지금은 자이언트 매출의 1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더 큰 매출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리고 리브는 이제 첫 걸음을 뗀 상태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일도 많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 중 하나가 리브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더 빠른 발전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여성이라는 이미지는 자신을 아끼고, 자신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꾸미는 쪽에서는 세계에서 알아줄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운동을 많이 하니까 세계에서 유명한 골프대회에서는 전부 한국 여자선수들이 우승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리브가 한국에서 절실히 필요한 브랜드로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성 자전거 시장에 있어서 한국이 세계에서 최단기간 안에 가장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빨리 리브를 추천해서 좋은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해주세요. 하하하.  

자전거를 타면 건강해지고 몸매도 더 예뻐지니까 타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자전거입니다. 제 아내는 요즘 자전거를 저보다 더 많이 타는데다가 더 잘 타기까지 합니다. 20년 전에 입었던 옷을 다시 입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답니다. 



슬로핑 탑튜브의 개발

98년도부터 프로 투어팀을 후원해서 그랜드 투어에 나갔습니다. 프로팀의 존재 목적은 레이스에 나가서 승리하는 거잖습니까? 그러면 ‘단순히 자전거를 우리가 후원하겠다’라고 해서 받는 게 아니라, 그 팀은 반드시 이 자전거의 성능이 입증되어야만 선택을 할 겁니다. 입증을 받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90년대는 여전히 유럽 자전거 팀과 회사들이 강한 시대였는데 어떻게, 어떤 노력으로 그걸 이뤘는지 궁금합니다. 


 “날카로운 질문이군요. 질문대로 프로 팀은 레이스에 나가 이기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팀에 후원하는 기업도 우승을 전제로 후원하는 거죠.  

자전거 레이스에 있어서 투르 드 프랑스는 100년 이상의 역사가 있고, 자동차로 비유한다면 포뮬러 1 정도의 레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8년 당시만 해도 대만의, 그동안 들어보지도 못한 브랜드, ‘자이언트’라는 업체가 와서 그런 경기에 출전하는 팀에게 후원을 해주겠다고 했을 때의 첫 반응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좋은 쪽이 아니라 반대의 대우였죠.  


프로 팀에 후원을 하게 될 때까지 몇 가지 큰 일이 있었습니다. 질문대로 제품이 성능으로 인정을 받아야만 팀에서 사용을 하잖아요. 레이스 뿐 아니라 유럽시장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자이언트가 유럽시장에 진출하면서 ‘과연 어떻게 해야 유럽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인정해 줄 수 있을까’라는 같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최고의 품질을 가진 브랜드와 자전거를 만들어야만 했지요. 


인정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과 개발을 하던 도중 ‘이런 자전거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카본 파이버 프레임을 쓴 자전거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카본 프레임을 만들고 있었던 회사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회사 각 한 곳씩이었습니다. 이 두 회사가 1년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양은 매우 적었죠. 그리고 그 두 회사의 제품은 품질이 안정적이지 못했고, 가격은 상당히 비쌌지요.” 


유로바이크에서 유럽의 카본 프레임을 본 안토니 로 회장은 자연히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 이 두 회사가 1년에 몇 백대밖에 못 만드니까 자이언트가 카본 프레임을 많이 만들면 기회가 있겠구나. 좋은 품질로 좋은 자전거를 더 많은 수량을 만들어내면 인정을 받을 수 있겠구나” 

독일 출장을 마치고 대만으로 돌아온 직후 킹 류 회장에게 카본 프레임 제작에 대한 보고를 했고, 그의 대답은 ‘그래, 만들어 보자’였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젊다보니 너무 무모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카본 프레임 제작을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다 보니, 왜 이탈리아와 프랑스 회사가 일 년에 프레임을 몇 백대 밖에 못 만들고 품질이 불안정한지, 그리고 왜 그럴 수밖에 없고 어려운지를 알게 된 거죠.

일단 자전거 프레임에 쓸 수 있는 카본 파이버를 공급받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난 후에 항공산업에 카본 파이버를 공급하고 있던 일본 업체와 연락을 하게 되었고, 이 회사의 카본 파이버로 자전거 프레임을 만들었을 때 우리가 생각한 품질을 갖출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발전이 있었습니다.

카본 자전거를 만드는 것은 어떤 면에서 비행기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180가 넘는 선수들의 체중과 그 체중이 자전거에 더해져서 시속 70 이상의 속도를 견뎌야 하는 프레임을, 카본으로 처음 만들어 보는 거였으니까요.” 


지금은 새로운 프레임을 개발할 때 필요한 데이터가 넘쳐나지만, 당시 아무 것도 없던 상태에서 카본 프레임 개발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자이언트가 첫 카본 프레임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카본을 전문으로 다뤄본 업체들의 협력이 필요했다. 프레임 제작을 위한 설비는 독일 회사와 함께 연구해서 만들었고, 프레임을 제작할 때 필요한 화학제품은 스위스 회사와 함께 개발했다. 금속만을 다루던 자전거 회사가 전 세계 최초로 카본 프레임의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총 4년이다. 


“전 세계에 대량으로 카본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되자, 자연히 전 세계에서 카본 자전거 메이커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카본 프레임은 수준 높은 브랜드로 인정받는데 큰 도움이 되었죠. 

두 번째로는 선수들의 요구에 의한 자전거 개발에 있습니다. 1995년부터 도로경기를 많이 보고 관찰했습니다. 연구를 했지요. 그 당시만 해도 모든 자전거는 다이아몬드 프레임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탑튜브가 시트튜브 쪽으로 가면서 높이가 낮아지는 다운 슬로핑 형태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자전거는 사실 다 똑같이 생겼었죠. 많은 선수들에게 ‘진짜 뚜르 드 프랑스에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자전거는 무엇이냐’고 질문을 했지요.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언덕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자전거가 선수들에게 필요한 자전거다’라고요. 선수들이 원하는 언덕에서 강한 자전거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순간이죠.  


90년대 중반, 자이언트는 아직 로드 프로 팀에 대한 후원이 없었지만 산악자전거 시장에서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특히 산악자전거 시장 중 가장 큰 미국에서 큰 성장을 하며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고 데이터를 축적했다. 자이언트가 산악자전거를 통해 얻은 경험 중 하나는 자전거 프레임에서 뒤 삼각이 컴팩트할수록 유리한 점이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산악자전거의 프레임 형태를 로드바이크에 적용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TCR 컴팩트다. 바로 세계 최초로 슬로핑 탑튜브를 적용한 자전거다. 뒤 삼각이 작아지면 강성이 높아지고, 페달링 효율도 높아진다. 시트스테이와 체인스테이 그리고 시트튜브로 이뤄지는 뒤 삼각을 작게 만들려면 탑튜브가 시트튜브와 만나는 부분의 높이도 낮춰야 했다. 전체적인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히 무게가 가벼워지고, 언덕에서 더 유리한 자전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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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튜브가 시트튜브쪽으로 향하면서 높이가 점차 낮아지는 슬로핑 탑튜브 디자인을 특이하게 보는 사람이 있을까? 과거에는 그랬다. 슬로핑 탑튜브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로드바이크에 적용한 최초의 자전거의 직계후손, TCR 어드밴스 SL 0.     


“TCR을 타본 사람들의 피드백은 대단했습니다. 자이언트 유럽 지사의 책임자는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이었습니다. 그 분이 선수 출신이다 보니까 유럽의 많은 팀의 선수, 코치들과 좋은 관계였죠. 그 유럽 책임자를 통해 유럽에 있는 팀하고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 팀에서는 이미 ‘자이언트에 TCR 컴팩트라는 프레임이 있고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곤 우리 자이언트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죠. 우리의 첫 번째 팀인 온스(ONCE)였고, 자이언트가 유럽 사이클이라는 큰 무대에 진출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기 전에, 테스트 자전거를 타면서 연습을 했죠. 자전거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했고, 자연히 좋은 성적이 따라왔습니다. 

이후 브랜드가 인정받고 여러 팀들로부터 자이언트를 타고 싶다는 의사를 받았습니다. 후원 2년째인 1999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온스 팀이 단체 2위에 올라 한층 인지도가 높아졌죠. 그 때 다른 팀들에서 항의가 들어왔습니다. ‘저 자전거는 정상적인 규격의 자전거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성적에 대한 항의도 많았죠. 이후 UCI에서 ‘이 자전거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그런 제한을 받았으니 당연히 반발을 했습니다. UCI에서는 ‘이 자전거를 자체적으로 테스트했는데, 실질적으로 다른 자전거들보다 훨씬 빨랐다. 불공평하게 특별한 장비를 사용하여 경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이 성적을 인정해 줄 수가 없다’라고 발표를 한 거죠.

팀 코치와 유럽 자이언트 총책임자가 UCI와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동안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그 후 어떻게 잘 돼서 슬로핑 탑튜브를 사용한 자전거도 레이스에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당시 UCI가 발표한 ‘이 자전거는 다른 자전거보다 빠르기 때문에 이 장비를 사용해서 레이스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라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 UCI에서는 이 얘기를 전혀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레이스를 보면, 자전거들의 80퍼센트는 슬로핑 다운튜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UCI에서는 예전에 있었던 그 조치가 부끄러웠는지, 다시 꺼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계기를 통해서 아직까지도 많은 팀에서 자이언트의 자전거를 후원을 받고 싶어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이 해프닝이 자이언트가 좀 더 유명해지고 자리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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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처음 방문한 존 쿠 부사장은 세계 자전거 시장은 지역적인 면보다는 언어적인 면에서 동일한 특성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은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지만 시장의 특성이 비슷하고, 유럽의 경우 조금 복잡하다는 것. 문화와 언어가 비슷한 네덜란드와 독일은 전기자전거가 인기 있고 산업도 발전되어 있지만 그 외의 유럽 국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은 꾸준히 산악자전거의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들어서 로드바이크의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 자이언트코리아 www.giant-korea.com ☎02)463-7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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