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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자전거를 수리적으로 헤아리는 것은 사실 불요불가한 일이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들이 만들어졌고, 그 중 일부는 너무나 특정한 사용목적에 특화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자전거의 용도가 얼마나 분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군용 자전거다.
21세기 초까지 자전거부대를 가지고 있었던 나라는 스위스다. 스위스 산악대대, 자전거부대원의 자전거는 지금의 MTB와 흡사했다. 원시적인 형태이지만 앞뒤 서스펜션을 갖추었고 3단 변속기 기어도 있었다. 기관총 같은 개인화기를 거치하고 달리면서 사격이 가능했다. 그 뿐이 아니라 화기중대에는 개인화기 외에도 대전차용 무반동총을 장착할 수 있는 자전거가 있었다.
이처럼, 19세기 이래 많은 종류의 자전거가 만들어졌고, 그 용도 또한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것들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자전거 선택에 앞서 어떤 종류, 어떤 용도의 자전거가 있는지 알아두는 것은 중요하다. 사용목적에 적합한 자전거가 그렇지 않은 자전거보다 사용이 편리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지금부터 우리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자전거의 종류를 큰 분류로만 간단히 살펴본다. 자전거를 새로 장만할 초보자들은 이를 자전거 구입 전에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시티바이크, 생활밀착형 자전거


시티바이크는 소위 말하는 생활형 자전거다. 통학, 통근과 장보기 등 일상에서 간단한 운송과 이동수단이 대표적인 용도다. 국내에 다양한 자전거가 소개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신사용 자전거와 여성용 자전거로 나누기도 했으나 지금은 현실성 없는 구분이다. 현재는 사용목적에 따라 더욱 세분화되어있다.

보급형(일반형) 시티바이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자전거다. 근거리 통근(통학)과 장보기 등에 적합하다. 전통적인 마름모꼴 프레임(몸체) 외에 타고 내리기 쉽게 탑튜브가 없는 스완형 프레임도 있다. 장바구니나 가방 등을 싣고 달리기 편하도록 안장 뒤에 짐받이나, 핸들바에 바구니가 달린 것도 많다.
장보기에 편리한 자전거 형태는 예전 신문배달 자전거를 떠올리면 된다. 장바구니를 충분히 수납할 수 있도록 짐받이와 바구니가 큰 것이 좋다. 자전거 지지대는 자전거를 기울여 세우는 일자형 스탠드 보다 뒷바퀴를 들어 올려 세우는 3점식 스탠드가 편하다. 장바구니를 실을 때 자전거가 안정적으로 서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프레임은 스완형이 짐을 실은 채 타고 내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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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시티바이크는 생활형 자전거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여성용 제품은 다리를 높이 치켜들지 않고도 탑승할 수 있도록 차체를 낮게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삼천리자전거의 26 로드럭스(위)와 26루시아(아래)다.

유사 MTB

한 때 우리나라 시티바이크의 주종을 이룰 정도로 많이 보급된 자전거다. 특히 중장년 남성들에게 와일드한 디자인으로 비춰져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특징은 MTB처럼 넓고 트레드 패턴이 굵은 타이어를 쓴다는 점이다. 또한 프레임과 포크에 MTB와 비슷한 서스펜션(완충장치)을 쓰는 것도 있다. 허나 이는 MTB처럼 보일뿐 실제 오프로드 주행용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아울러 브레이크나 구동부품들도 시티바이크용 부품을 쓰는 것이 대부분이다. 간혹 실제 MTB부품을 쓴 것도 있어 헛갈리는 경우도 있지만, 프레임의 강성은 시티바이크의 범주에 머문다. 따라서 유사 MTB로 산악주행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대부분의 유사 산악자전거엔 산악주행용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표시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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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자전거의 스팅거 100은 유사 산악자전거로 서스펜션포크, 두툼한 타이어 등 산악자전거의 외관을 빼닮았다. 하지만 일상용 자전거이므로 바지 밑단에 오일이 묻는 것을 방지하는 체인가드, 뒤 변속기 손상을 막는 보호대 등의 부품도 갖추고 있다.

접이식 자전거

프레임 중간을 접을 수 있게 만든 자전거다. 좁은 실내공간에 자전거를 보관할 때나 차량 등에 실고 운반하기 편리하도록 고안한 것이다. 접이식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보급형 시티바이크나 유사MTB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무게는 접히지 않는 자전거에 비해 약간 더 무겁고 프레임 형태는 스완형이 가장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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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자전거는 엑스존 GS의 탑튜브와 다운튜브를 하나로 모으고 그 부분에 접이장치를 달아 한 번의 조작으로 자전거를 접을 수 있도록 했다.

고급형 시티바이크(보급형 하이브리드 바이크)

시티바이크를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나누기란 녹록지 않은 일이다. 시티바이크의 위상이 높아지고 용도가 한층 넓어지며 일어나는 고민이다. 최근의 추세에 비추어 보면 고급형 시티바이크를 보급형 하이브리드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 바이크는 대표적인 레저용 자전거인 MTB와 로드바이크의 장점을 결합해 도로주행성과 일상에서 사용편의성 등을 향상시킨 자전거 형태다.(하이브리드 바이크 참조)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보급형’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니 정의를 내리고 여기서는 다음처럼 정의한다.

 “보급형 하이브리드바이크는 로드바이크의 장점을 시티바이크에 반영한 자전거”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일반 시티바이크에 비해 가벼운 프레임, 리지드(완충기능이 없는) 포크, 로드바이크처럼 폭이 좁은 타이어(보편적으로 25~35c)를 사용해 일반 시티바이크에 비해 시각적으로 보나, 주행성으로나 경쾌하다. 하지만 구동부품과 변속기 등은 시티바이크의 것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일반 시티바이크에 비해 가속성이 좋은 것을 고려해 일부 제품의 경우 브레이크는 초급 MTB용 V브레이크를 사용한 것도 있다. 중장거리 자전거 출퇴근에도 좋은 자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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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자전거 소울은 알루미늄 프레임에 700c 휠셋과 MTB 스타일의 부품을 장착한 보급형 하이브리드 자전거다.

하이브리드 자전거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용도에 따른 구분으론 시티바이크의 범주에 들지만 부품이나 프레임의 특징은 스포츠형에 가까운 하이엔드 시티바이크다. 일반적으로 MTB의 편한 조향성능과 높은 시야, 로드바이크의 도로주행성능을 결합한 자전거다. 프레임이나 부품도 로드바이크나 MTB의 것을 쓰는 것이 주류다. 프레임과 구동부품에 따라 MTB형 하이브리드와 로드바이크형 하이브리드로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통된 특징은 서스펜션이 없는 리지드 포크가 장착되고 핸들바는 플랫이나 라이저바를 사용한다. 아울러 변속 레버방식은 MTB처럼 트리거방식이 많다. 브레이크는 로드바이크와 같은 사이드풀 브레이크와 MTB V브레이크가 많지만, 근래에는 MTB 디스크브레이크를 쓰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장거리 출퇴근이나 짐이 많지 않은 자전거여행 등에도 적합하다. 또한 로드바이크나 MTB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운동용으로 타다가 나중에 실제 로드바이크나 MTB를 구입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반대로 레저용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일상에서 레저용 자전거만큼의 성능을 원해서 사용하기도 하는 자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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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서브 10은 700c 휠셋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다. 체인 대신 벨트를 사용하고 변속장치도 내장 기어 허브를 사용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자전거 정비나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치 않아 바쁜 도시인들이 사용하기 적합하다.

크루저(비치크루저)

크루저는 ‘캠퍼스 자전거’로도 불린다. 원형은 1920년대 후반 미국 스윈(Schwinn)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모터사이클을 닮은 자전거가 컨셉이었다. 그래서 폭이 넓은 라이저바와 벌룬타이어를 사용하여 무게감 있고 멋스러운 형태의 자전거가 탄생했다. 
비치크루저라는 이름은 1960년대 후반 크루저의 인기가 점차 쇠퇴기로 접어들기 시작할 때 해변에서 유용한 탈 것으로 마케팅 한 것에 기인한다. 이후 크루저의 대대적인 인기는 식었음에도 서퍼 등을 중심으로 크루저의 이용이 계속되었다. 
현재 크루저는 70년대 BMX와 산악자전거의 등장에 크게 영향력을 미친 자전거로 평가된다. 그리고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여유로운 라이딩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복고풍의 멋스러운 자전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순항’을 뜻하는 크루저라는 이름처럼 유유자적 타는 자전거라고 보면 된다. 현재의 크루저도 비교적 휠베이스(앞뒤 바퀴의 간격)가 긴 프레임에 중폭이상의 타이어를 쓴다. 직진성이 좋고 안정감이 높은 게 특징이다. 일부 제품은 브레이크레버 대신 페달을 주행 반대방향으로 굴려 제동하는 코스터브레이크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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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미국 스윈사(社)가 모터사이클의 형태를 본 따 자전거로 만든 것이 크루저의 시초다. 사진은 스윈의 수퍼 디럭스.

전기자전거

기본적으로 전기스쿠터와 비슷하지만 페달링이 가능한 점이 다르다. 모터사이클처럼 그립을 감아쥐면 앞으로 나아가되 페달링 또한 가능한 방식과 페달링을 시작하면 이를 감지해 힘이 적게 들도록 모터가 작동하는 페달링 감응식 전기자전거로 나뉜다.
프레임은 자전거의 기본 형태를 유지하고 모터만 노출시키지 않은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배터리를 포함해 프레임 전체를 모터사이클처럼 카울로 감싼 제품도 있다. 제품에 따라 전조 등과 후미등이 기본 장착되어 자체 베터리로 작동하는 방식도 있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어 평균연령이 높은 일본과 유럽 국가들에는 이미 많이 보급되어 있다. 자전거를 운동이 아닌 이동이나 운송의 수단으로 쓸 경우 자전거를 타며 땀흘리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기자전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대량생산으로 전기자전거의 가격이 더 내려간다면 미래에는 시티바이크로 대중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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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 시티-XL은 전기 모터와 시마노의 8단 내장 기어 허브를 사용하는 전기자전거다. 페달링을 감지해 모터가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주행모드에 따라 최대 120㎞까지 모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픽스드 기어 바이크와 패션 자전거

픽스드 기어 바이크(Fixed gear bike), 일명 픽시는 앞뒤 기어가 하나씩인 고정기어(프리휠이 아닌) 자전거를 말한다. 원래는 트랙 경기용 자전거를 멋스럽게 도색하거나, 개조한 자전거였다. 사이클 경기장인 벨로드롬에서만 타는 경기용 자전거가 거리로 나선 건 뉴욕의 메신저(자전거 택배원)들이 트랙바이크를 택배에 사용면서 부터다. 브레이크나 변속기 등의 부품이 없어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하다고 생각한 결과였다. 허나 브레이크가 없는 만큼 제동 시 위험하고 고정기어이므로 내리막에서도 계속 페달링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한다. 그런데 이런 점을 익스트림하고 개성적이라고 느낀 젊은이들이 이들을 따라했다. 
취향에 따라 핸들바를 바꾸고, 프레임뿐 아니라 바퀴와 체인까지 화려한 색을 입혀 자신만의 자전거로 꾸몄다. 그런 문화가 인기몰이를 하자 몇 년 전부터는 자전거 브랜드에서 기성품 픽스드 기어 바이크를 내놓고 있다. 현재 픽시는 개성있는 자전거를 넘어 패션 이이콘이 되어 있다. 이는 미니벨로에서도 일찍이 나타난 현상이다. 아울러 픽시의 독특함과 화려한 색상은 다른 자전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타이어나 휠셋이 컬러풀하고 체인과 페달까지 도색되어 있는 자전거를 최근에 자주 볼 수 있는데, 고급형 시티바이크를 주축으로 픽시와 비슷한 느낌의 자전거 상품들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 없던 형태는 아니지만 좀 더 픽시스럽게(?) 꾸민 자전거들이 많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자전거들은 통상 패션 자전거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패션 자전거’란 어떤 자전거를 특정해서 부르는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미니벨로가 소개되고 그 수요가 많아지면서 더욱 다양한 미니벨로가 쏟아지기 시작했을 때도 미니벨로가 패션 자전거로 통용되기도 했다. 자전거의 활용과 개성적인 자전거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유행이라고 해서 픽시처럼 브레이크 등의 안전장치가 없는 자전거를 처음부터 분별없이 따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근래 출시되고 있는 패션자전거(?)들은 누구에게나 권장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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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OTG 20(위)과 스페셜라이즈드 롤1(아래)은 픽시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패션 자전거다. 뒷바퀴는 한쪽이 고정기어, 뒤집으면 싱글스피드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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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팔란치아 저스틴은 하이브리드 자전거지만 크롬몰리브덴스틸 소재의 프레임을 사용해 픽시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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