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개인도로 한국챔피언, 김유로

onAug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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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고등학교 2학년 선수가 투르 드 DMZ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9년 6월 28일,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2019 코리아 로드 내셔널챔피언십에서 다시 한번 우승하며 국내 최연소 개인도로 한국챔피언에 오른다. 올해로 일반부 2년차를 맞은 LX 한국국토정보공사 팀의 김유로 선수다.  
사이클 선수가 되고 싶어 사이클 팀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고, 휴가 기간에도 서울 남산과 북악산을 오르며 자전거를 즐긴다는 김유로 선수. 폭염이 전국을 덮은 8월의 어느 날, 충청북도 진천선수촌에서 올림픽을 목표로 땀을 흘리던 김유로 선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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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챔피언 저지를 입은 김유로 선수. 챔피언 데칼이 적용된 자전거 와스G와 함께.

김유로 선수는 2019 ‘도로경기’ 챔피언이기 때문에 챔피언 저지를 트랙에서는 입을 수 없습니다. 인터뷰 당일 폭염으로 인해서 부득이하게 촬영 장소를 트랙으로 옮겼던 점을 알려드립니다. 

-어떤 계기로 자전거 선수가 되었습니까?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방과 후 자전거를 타고 놀러가거나 주말에 아버지와 함께 산악자전거를 타곤 했죠. 그렇게 자전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자전거를 점점 더 좋아게 됐어요. 공부라고 하긴 그렇고, 자전거에 대해서 알아보고 사이클 선수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자전거를 진지하게 타야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 중학교 2학년 때였고, 사이클부가 있는 가평중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죠.” 

-사이클부에 들어가 보니 어떻던가요. 예상했던 것과 비슷했나요.
“어렸을 때부터 도로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중등부 선수들은 안전 문제로 도로 경기가 허용되지 않아요. 그래서 벨로드롬에서 열리는 트랙 경기만 출전할 수 있었죠. 트랙 경기를 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경쟁에 익숙해져 갔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어요. 하지만 좋아서 선택한 길이고 즐기며 하다보니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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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선수촌 벨로드롬에서 트랙 훈련 중인 김유로 선수. 사진: 위아위스

-투르 드 DMZ를 우승했을 때 고등학교 2년이었는데,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탄지 몇 년 안 되어 낸 성과군요. 
“네, 3년 정도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3년 후에는 한국 개인도로 챔피언이 됐어요. 
“가평중학교 사이클부에 합류했을 때가 시즌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어서 실제로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활동을 했어요. 올해로 일반부 2년 차니까, 총 6년이 걸렸네요.”

-고등부 시절로 돌아가 보죠. 첫 도로 경기에 출전했을 때는 어땠습니까.
“재미있었어요.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어설프기도 했지만,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드디어 그리고 진짜로 시작한다는 상황이 대단한 기뻤어요. 트랙에서만 활동을 하다가 경기 장소가 ‘도로’로 넓어지면서, 말 그대로 세계가 넓어졌죠.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보면 승승장구한 것 같아 보이는데, 어려운 일도 있었겠죠?
“물론이죠. 하지만 안 좋은 일은 빨리 잊는 편이라서요. 어디 보자……. 아,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 생각나네요. 낙차로 인해 한달 간 훈련을 하지 못한 적이 있어요. 회복 기간을 가진 후 복귀해서 훈련을 재개했는데 그 한달이라는 공백이 꽤나 크게 다가왔어요. 제가 재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당시 코치님이 배려를 해주셨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얼마 후 투르 드 DMZ에서 우승할 수 있었어요. 선수 생활 시작 후 가장 크게 다쳤던 일인데,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자니 별 것 아니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하. 
작년에는 다운힐 중 코너를 다 벗어나지 않고 페달링을 시작했다가 페달이 지면에 닿아 넘어진 적이 있어요. 속도를 올려야한다는 급한 마음이 낳은 실수였죠.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고요. 이후 자전거가 기운 상태에서 페달링을 할 때는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자신의 강점이라고 여기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미련을 두지 않고, 다음 경기에 신경을 쓰고 대비하는 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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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재 코치는 김유로가 고등부 활동을 할 때 눈여겨 봤다고. 

-올해로 일반부 2년 차입니다. LX 한국국토정보공사 팀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요. 
“장선재 코치님이 고등부 시절의 저를 눈여겨 보셨대요. 먼저 다가와서 좋은 말씀도 자주 해주시고, LX 팀에 입단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의도 해주셨어요. 이후 만남과 대화가 계속되면서 ‘괜찮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까?
“하하. 그럼요. 작년에는 제가 팀의 막내였고, 막내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분주히 움직여야 했어요. 몇 개 대회에서는 괜찮은 성적을 내기도 했고요. 성장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 좋은 팀에 들어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팀의 분위기도 밝고 팀워크 또한 뛰어나요. 우리나라 최고의 팀이라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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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챔피언십 후반, 공효석(뒤) 선수와 함께 속도를 올리고 있는 김유로. 사진: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이클링 팀

-내셔널 챔피언 본인에게 내셔널챔피언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그날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개인도로 경기 전날 도로독주 경기가 있었습니다. 각 팀에서 한 명씩 출전하는데, 저희 팀의 대표로 제가 출전했어요. 도로독주는 기록경기이기 때문에 다리에 상당한 피로가 쌓여요. 그렇게 독주경기를 뛴 직후라서 개인도로가 열리는 28일 아침까지도 큰 욕심은 없었어요. 다리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출발해보니 예상대로더군요. 다리가 무거웠어요. 
출발 후 22.4㎞의 순환코스에 접어들어 다섯 바퀴 돈 후 피니시로 이어지는 1.5㎞를 달리는 것으로 코스가 구성됐는데, 순환코스를 한 바퀴씩 돌때마다 점차 다리가 풀리는 것이 느껴졌어요. 다리가 가벼워지면서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끝까지 가볼만 하겠는 걸?’ 

저희 팀의 경우 박상훈, 이시훈 선수가 선두그룹에 있었고 저는 뒤쪽의 펠로톤에 있었어요. 좋은 위치를 잡으려면 어떻게든 앞 그룹에 따라붙어야 했습니다. 당시 서울시청 팀은 선두그룹에 한 명의 선수도 없었기 때문에 저와 마찬가지 입장이었죠. 그래서 서울시청 팀이 펠러톤을 이끌면서 속도를 올렸고, 순환코스의 마지막 바퀴의 언덕에 진입했을 즈음 저도 선두그룹에 무사히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소치재를 효석이 형(공효석 선수)과 함께 올랐는데, 정상을 지나 뒤를 보니 함께 언덕을 넘은 선수가 몇 없더라고요. 다시 한번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이 지나갑니다. 

‘이거 해볼만 하겠는데.’

피니시라인이 가까워지자 서로 견제와 어택이 반복됐어요. 누군가 어택을 시작하면 바로 잡히고, 다시 어택이 시도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4㎞를 남기고 저희 팀 공효석 선수가 어택에 나섰어요. 카운터어택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뛰쳐나갔죠. 이때 다른 선수들이 동요하기 시작했어요. 효석이 형을 잡으려면 많은 힘을 써야 하는데, 그러면 피니시라인 앞에서 승부를 걸 체력이 남지 않거든요. 반면 저는 달아난 선수가 팀 동료였기 때문에 초조함 없이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있었어요. 그렇게 잠시 기회를 엿봤죠. 아직 어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리에 여유가 느껴졌기 때문에 1㎞ 정도를 남기고 강한 시도를 했어요. 그리고 이게 유효했어요. 함께 있던 선수들이 제 어택에 반응할 타이밍을 놓쳤고, 저는 그대로 효석이 형까지 넘어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게 됐습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경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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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포효하는 김유로. 사진: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이클링 팀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때 어떤 생각을 했나요?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아니,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내가 내셔널챔피언십에서 1등을 했다니’하면서 말이죠.” 

-당시 사진을 보면 2위 공효석 선수와 장선재 코치가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모습이었어요. 
“고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여러 대회에서 시상대 중앙에 올라봤어요. 그런데 내셔널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에는 처음으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받지 못한 그런 감정이 지나갔어요. 올해는 내셔널챔피언십이 열리기 전까지는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거든요. 효석이 형과 장선재 코치님을 끌어안고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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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재 코치와 김유로 선수, 선수 생활 처음으로 울음이 터졌다고. 사진: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이클링 팀

-내셔널챔피언 저지를 입고 대회에 출전하면 어떤 점이 바뀔까요.
“국내 경기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챔피언 저지를 입었다고 해서 경기 중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해외 경기에 나갔을 때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자주 만나는 일이 없는만큼 상대 팀의 전력이라거나 선수들의 경기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거든요. 그런데 내셔널 챔피언 저지를 입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쉽게 눈에 들어 견제가 늘어나게 되죠. 이런 점에서는 약간 부담도 되지만, 반대로 보면 그 부담을 극복하고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이야기도 해보죠. 지금 위아위스 와스G를 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위아위스의 자전거를 타왔어요. 당시에는 다른 자전거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많지 않아서 좋은 자전거인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규정상 국산 프레임을 사용해야 하는 고등부에서 졸업해 일반부에서 활동을 시작하니, 다른 팀 선수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보였어요. 자연히 ‘위아위스의 자전거 성능이 해외 브랜드 자전거보다 뛰어날까’하는 의문도 생겼고요. 하지만 의심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팀의 다른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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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로 선수의 위아위스 와스G. 한국챔피언에 맞게 커스텀 데칼이 적용되었다. 김 선수는 내년부터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할 계획이다.

-본인 만의 자전거 취향이 있다면요.
“경험 많은 팀의 선배들에 비하면 저는 아직 자전거를 평가하는 실력이 모자라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개인적인 취향을 말하자면 경량 자전거보다는 평지와 다운힐에서 안정적인 에어로바이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무게에 집중한 자전거는 불안정한 느낌을 줄 때가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와스G가 제게 어울리는 자전거죠.” 

-신장과 자전거 사이즈가 어떻게 되죠? 
“키는 177㎝이고 지금 타는 자전거의 사이즈는 스몰(S)입니다. 그런데 코리아 내셔널챔피언십까지는 엑스스몰(XS)을 탔어요.” 

-사이즈를 변경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올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했을 때 자전거에 문제가 생긴 걸 발견했어요. 이전 일본 경기에서의 낙차로 인해 프레임에 미세한 크랙이 생긴 걸 모른채 훈련을 계속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었죠. 당시 팀이 가진 스페어 자전거의 사이즈가 스몰이었어요. 그런데 느낌이 괜찮더군요. 사이즈를 하나 올리는 것도 좋겠다는 판단을 했고, 내셔널챔피언십 후에 스몰 사이즈의 와스G를 타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이렇게 스몰 사이즈의 내셔널챔피언 버전 와스G가 제 손에 오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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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수는 프레임의 사이즈를 한 단계 올리니 움직임이 더 안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가까운 계획은요.
“내년에는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올해 남은 모든 경기가 중요해요. 올림픽 출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UCI 포인트를 많이 획득해야 하거든요. 당장 중요한 경기가 있다면 8월 말에 열리는 일본 도로경기겠네요.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고요.”  

-U23 대표 소속으로 훈련 중입니다. 진촌선수촌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시설과 훈련 환경이 좋습니다. 훈련 양이 소속 팀보다 늘어났는데,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어요. 국가대표라는 단어가 동기부여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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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국가대표팀의 전대홍 코치에게 지도를 받는 중. 

-김유로 선수가 휴가를 보내는 방법은요.
“사이클링은 오래 쉬면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힘든 운동이에요. 일주일 정도의 휴가가 주어져도 완전히 쉬지는 못하고 중간중간 개인운동을 하면서 컨디션 유지를 해야 하죠. 지난 휴가 때 뭘 하고 쉬었나 잠시 생각해봤는데, 지금 기억이 났어요.” 

-어떤 일을 했나요? 
“자전거 탔어요. 하하~! 동호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소통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게 참 재미있거든요. 휴가 때마다 남산과 북악에 올랐고요. 스트라바에서는 현재 북악 3등이에요.” 

-진지하게 달려서 나온 기록은 아니겠지요.
“그럼요. 아무래도 휴가 기간에 즐기면서 타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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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로는 유럽을 꿈꾼다. 그의 이름처럼 그 길이 아름답길 기대한다.

-마지막은 평소 자주 받았을 것 같은 질문이에요. 본인의 이름에서 연상되는 유럽 프로 무대에 대한 꿈을 꾸나요.
“아름다운 옥 유(瑜)와 길 로(路)예요. 영문으로는 ‘EURO’로 쓰는데, 친한 형들은 농담삼아 ‘유로’ 대신 ‘달러’라고 부르기도 하죠. 하하. 훈련을 마치면 피곤해도 투르 드 프랑스 같은 그랜드 투어 경기를 보곤 해요. 아직 우리나라 선수 아무도 도달하지 못했던 곳, 그곳을 향해 도전하고 싶어요. 언제나 유럽으로 가는 길을 꿈꾸고 있습니다.”

[바이크왓 한동옥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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